본문 바로가기
2009.08.01 02:38

발강이

조회 수 7661 추천 수 7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발강이

사람이름

정조 8년(1784년), 살인사건이 일어나 주검의 상한 곳을 살펴보니 옆구리 아래 사타구니 위에 상처가 있었다. 피해자 어머니 유씨와 동생을 불러 물으니 ‘큰발강이’가 가슴을 발로 막고 ‘잔발강이’가 수없이 밟았다고 하였다. 두 번째 검시에서 상한 곳을 살펴보니 배는 땡땡해지고 창자가 불거져 나오고 사타구니 위에 피멍이 있었다.

‘발강’은 발간(빨간) 빛깔이나 물감이다. 발간빛을 띠는 것과 잉어 새끼를 ‘발강이’라 한다. 물고기의 새끼를 이르는 말에 여러 가지가 있다. 명태 새끼는 ‘노가리’. 충남 보령 지역에서 ‘간재미/갱개미’라 일컫는 가오릿과 생선은 가오리 새끼쯤 된다. 숭어 새끼는 어느 고장에선 밀치라 한다. 부산 자갈치시장에서 물으니 밀치는 숭어 비슷한 가숭어라 하고, 숭어 새끼는 ‘모치’라 한다. ‘모치’는 ‘모쟁이’의 고장말이며, ‘모치/모티’가 든 사람이름에 ‘골모티·돌모치/돌모티’도 있다. 경상도말 ‘모티’는 모퉁이를 이른다. 웅어 새끼 ‘모롱이’, 돌고래 새끼 ‘가사리’도 이름에 보인다.

발강의 센말은 ‘빨강’ 또는 ‘벌겅’이다. 이데올로기 시대를 지나면서 ‘빨갱이’란 말에는 아주 각별한 의미가 더해졌다. 적색에 잇닿은 말조차 꺼리게 하는 집단 트라우마를 형성하기도 하였다. 하필이면 물고기 새끼 이름을 사람이름에 썼을까? 귀엽기는 마찬가지이기 때문일까?

최범영/한국지질자원연구원 책임연구원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33256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80095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194754
1298 자주꽃방망이 바람의종 2008.03.29 7697
1297 안 해, 안돼 바람의종 2009.08.06 7693
1296 아나고 바람의종 2008.02.16 7691
1295 미스킴라일락 바람의종 2008.08.28 7688
1294 고양이 바람의종 2008.01.12 7683
1293 열쇠 바람의종 2008.01.14 7679
1292 매발톱꽃 바람의종 2008.03.16 7679
1291 ‘그러지 좀 마라’ 바람의종 2010.02.07 7679
1290 박사 바람의종 2007.07.07 7679
1289 상무성 바람의종 2010.09.29 7677
1288 검불과 덤불 바람의종 2009.07.24 7675
1287 성대묘사 바람의종 2011.12.05 7675
1286 터물·더믈 바람의종 2008.04.28 7674
1285 칼라, 컬러 바람의종 2009.04.09 7673
1284 '매우''아주''몹시' 바람의종 2008.05.01 7672
1283 사사, 사숙 바람의종 2008.12.08 7671
1282 두루뭉수리 風磬 2006.11.16 7668
1281 올미동이 바람의종 2008.11.11 7666
1280 오소리 바람의종 2009.07.18 7665
1279 다람쥐 file 바람의종 2009.08.02 7662
1278 소태와 소도 바람의종 2008.03.27 7661
» 발강이 바람의종 2009.08.01 7661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91 92 93 94 95 96 97 98 99 100 101 102 103 104 105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