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1.12.22 19:23

‘팜므파말’

조회 수 13239 추천 수 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팜므파말’

 얼룩말의 ‘얼룩’은 무엇일까. 얼룩말은 ‘흰 몸통에 짙은 고동색 줄무늬가 있는 짐승’으로 알고 있던 내게 누군가 농 삼아 건넨 질문이다. 물음을 곱씹어 보니 즉답하기 어려웠다. 밝은 바탕에 짙은 줄무늬가 있는 건지, 짙은 바탕에 밝은 줄무늬가 드러나는 것인지 헷갈렸기 때문이다. 그 이후 풀지 못했던 숙제는 지난주에 접한 ‘어느 얼룩말의 죽음’을 통해 해결되었다. 신문에 실린 그레비얼룩말 사진을 보니 배가 하얬으니까. 그렇다. 얼룩말의 ‘얼룩’은 밝은 바탕에 줄무늬였다. 우리나라에 딱 한 마리 있던 이 그레비얼룩말은 ‘팜므파말’로 불리기도 했다. “동물원은 수컷 3마리와 합사시키려 했지만… 뒷발차기 공격으로 쇼크사시켰기 때문이다… 수컷 3마리를 연이어 죽음으로 몰고 가자 ‘팜므파탈’에 빗댄 ‘팜므파말’이란 별명이 붙기도 했다.”(ㅈ일보)

 ‘팜므파탈’(femme fatale)? 남성을 유혹해 죽음 등의 극한상황으로 치닫게 만드는 ‘치명적 여인’을 뜻하는 사회심리학 용어인 이 말은 19세기 유럽 낭만주의 작가들이 쓰기 시작한 뒤 미술·연극·영화 등 다양한 장르에서 널리 사용되는 표현이다. 최근에는 남성을 가리키는 반대 개념으로 ‘옴파탈’(homme fatale)이란 말도 등장했다. 여기에 기대어 ‘(수컷 여럿 잡은) 치명적인 말’의 뜻을 담아 별명을 붙인다면 ‘슈발(cheval) 파탈’쯤 되겠다. 하지만 말장난 삼아 가볍게 옮긴다면 ‘팜 파말’이라 쓰는 게 맞다. ‘치명적인(fatale) 여인(femme)’을 뜻하는 프랑스어를 외래어표기법에 따라 옮기면 ‘팜므파탈’이 아니라 ‘팜 파탈’이니까. 마찬가지로 국제영화제가 열리는 프랑스 도시 이름은 ‘칸느’ 또는 ‘깐느’가 아니라 칸(Cannes), 파리 여성은 ‘파리지엔느’가 아니라 파리지엔(Parisienne)이다.

 ‘애가 타도록 몹시 괴로워함. 또는 그렇게 괴롭힘. 특히 여자의 아름다움이 남자를 매혹하여 애가 타게 함’(표준국어대사전)의 뜻을 지닌 말이 있다. 뇌쇄(惱殺)이다. 뇌쇄적 여인, 팜 파탈을 갈음할 만한 표현이다.

강재형/미디어언어연구소장·아나운서


  1. No Image notice by 바람의종 2006/09/16 by 바람의종
    Views 30645 

    ∥…………………………………………………………………… 목록

  2.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3. No Image notice by 風磬 2006/09/09 by 風磬
    Views 192171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4. No Image 19Apr
    by 바람의종
    2012/04/19 by 바람의종
    Views 11457 

    현수막, 펼침막

  5. No Image 19Apr
    by 바람의종
    2012/04/19 by 바람의종
    Views 12495 

    네가지, 싸가지

  6. No Image 19Apr
    by 바람의종
    2012/04/19 by 바람의종
    Views 12260 

    광안리

  7. No Image 27Mar
    by 바람의종
    2012/03/27 by 바람의종
    Views 10079 

    시해 / 살해

  8. No Image 27Mar
    by 바람의종
    2012/03/27 by 바람의종
    Views 11359 

    표준 언어 예절

  9. No Image 27Mar
    by 바람의종
    2012/03/27 by 바람의종
    Views 11124 

    성+ 이름

  10. No Image 02Mar
    by 바람의종
    2012/03/02 by 바람의종
    Views 12252 

    의사와 열사

  11. No Image 02Mar
    by 바람의종
    2012/03/02 by 바람의종
    Views 11204 

    마탄의 사수

  12. No Image 02Mar
    by 바람의종
    2012/03/02 by 바람의종
    Views 8514 

    담다 / 담그다

  13. No Image 28Feb
    by 바람의종
    2012/02/28 by 바람의종
    Views 12099 

    외래어 / 외국어

  14. No Image 28Feb
    by 바람의종
    2012/02/28 by 바람의종
    Views 9382 

    태어나다

  15. No Image 23Jan
    by 바람의종
    2012/01/23 by 바람의종
    Views 11173 

    용수철

  16. No Image 19Jan
    by 바람의종
    2012/01/19 by 바람의종
    Views 10289 

    다른그림찾기

  17. No Image 06Jan
    by 바람의종
    2012/01/06 by 바람의종
    Views 10628 

    '연륙교'의 발음은?

  18. No Image 06Jan
    by 바람의종
    2012/01/06 by 바람의종
    Views 10477 

    내비게이션

  19. No Image 26Dec
    by 바람의종
    2011/12/26 by 바람의종
    Views 13300 

    X-mas

  20. No Image 22Dec
    by 바람의종
    2011/12/22 by 바람의종
    Views 13239 

    ‘팜므파말’

  21. No Image 04Dec
    by 바람의종
    2011/12/04 by 바람의종
    Views 10213 

    외래어 심의 공동위원회

  22. No Image 27Nov
    by 바람의종
    2011/11/27 by 바람의종
    Views 13754 

    앙갚음, 안갚음

  23. No Image 25Nov
    by 바람의종
    2011/11/25 by 바람의종
    Views 9674 

    사회 지도층

  24. No Image 25Nov
    by 바람의종
    2011/11/25 by 바람의종
    Views 12727 

    수능 듣기평가

  25. No Image 24Nov
    by 바람의종
    2011/11/24 by 바람의종
    Views 12216 

    처리뱅이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91 92 93 94 95 96 97 98 99 100 101 102 103 104 105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