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2.04.19 11:19

네가지, 싸가지

조회 수 12488 추천 수 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네가지

“신인 때는 ‘네가지’가 있는데, 유명해지면 그게 없어지는 연예인들이 있다”는 말을 들은 이가 옆 사람에게 물었다. “연예인이 갖추어야 할 ‘네가지’는 겸손, 예의… 이런 거겠지?” 돌아온 답은 뜻밖에 “‘네가지’는 가짓수를 말하는 게 아니라 ‘싸가지’를 ‘사(四)가지’로 에둘러 표현한 것으로 ‘네가지 없는’은 곧 ‘싸가지 없는’을 뜻한다”였다. 물어본 이는 어머니, 답한 사람은 십대 딸이었다. 이처럼 요즘에는 ‘싸가지’를 ‘네가지’라 한다기에 인터넷 공간을 뒤져보았다. 누구는 ‘양심, 신의, 겸손, 인본’을 갖추어야 ‘사(싸)가지 있는 사람’이라 했고, 어떤 이는 ‘사람의 본성에서 우러나오는 네 가지 마음’ 곧 인의예지(仁義禮智)가 ‘싸가지의 어원’이라 했다. 이런 제멋대로 풀이가 그럴듯하게 포장돼 널리 퍼져 있으니 코미디 제목 ‘네가지’에서 ‘사(싸)가지’를 떠올리는 사람이 적지 않을 거 같다.

싸가지’는 ‘싹수’의 강원·전남 방언이다. ‘싹수’는 ‘어떤 일이나 사람이 앞으로 잘될 것 같은 낌새나 징조’로 ‘싹수 있다, 싹수 없다, 싹수 노랗다, 싹수 보인다, 싹수 틀렸다’처럼 활용한다.(표준국어대사전) ‘싸가지→소갈머리’(우리말큰사전)에 기대어 ‘싸가지 없다’는 ‘소갈머리 없다’와 한뜻으로 보아야 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싸가지’를 ‘속+아지’의 원말로 볼 근거는 없다는 게 학자들의 일반적인 견해이다. ‘싸가지’는 ‘싹+아지’의 형태로 보는 게 정설이다.

‘세상 모든 여자들이 싫어하는 조건(인기없음, 촌티, 뚱뚱함, 키 작음)을 한 가지씩 가지고 있는 남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네가지’. 겉보기와 다른 자신들의 본모습을 드러내며 세상을 풍자하는 이 코미디의 주인공들이 총선에 나온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엉뚱한 상상을 해 본다. 쭉정이 본디 모습에 겉만 번드르르한 ‘싸가지 없는 정치인’을 가려낼 줄 아는 유권자의 안목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강재형/미디어언어연구소장·아나운서


  1. No Image notice by 바람의종 2006/09/16 by 바람의종
    Views 28787 

    ∥…………………………………………………………………… 목록

  2.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3. No Image notice by 風磬 2006/09/09 by 風磬
    Views 190371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4. No Image 21Sep
    by 바람의종
    2012/09/21 by 바람의종
    Views 17177 

    헤라시보리

  5. No Image 14Sep
    by 바람의종
    2012/09/14 by 바람의종
    Views 11879 

    시보리

  6. No Image 04Sep
    by 바람의종
    2012/09/04 by 바람의종
    Views 15981 

    차지다 , 찰지다

  7. No Image 30Aug
    by 바람의종
    2012/08/30 by 바람의종
    Views 10610 

    화성돈

  8. No Image 17Aug
    by 바람의종
    2012/08/17 by 바람의종
    Views 11509 

    스포츠 중계

  9. No Image 13Aug
    by 바람의종
    2012/08/13 by 바람의종
    Views 12167 

    마린보이

  10. No Image 13Aug
    by 바람의종
    2012/08/13 by 바람의종
    Views 11356 

    아언각비

  11. No Image 27Jul
    by 바람의종
    2012/07/27 by 바람의종
    Views 9171 

  12. No Image 23Jul
    by 바람의종
    2012/07/23 by 바람의종
    Views 13109 

    해장

  13. No Image 13Jul
    by 바람의종
    2012/07/13 by 바람의종
    Views 10992 

    일제피해여성

  14. No Image 06Jul
    by 바람의종
    2012/07/06 by 바람의종
    Views 12962 

    다대기, 닭도리탕

  15. No Image 02Jul
    by 바람의종
    2012/07/02 by 바람의종
    Views 19587 

    베짱이, 배짱이 / 째째하다, 쩨제하다

  16. No Image 22Jun
    by 바람의종
    2012/06/22 by 바람의종
    Views 9497 

    낱말장

  17. No Image 15Jun
    by 바람의종
    2012/06/15 by 바람의종
    Views 11453 

    에너지 음료

  18. No Image 11Jun
    by 바람의종
    2012/06/11 by 바람의종
    Views 18570 

    야단법석, 난리 법석, 요란 법석

  19. No Image 01Jun
    by 바람의종
    2012/06/01 by 바람의종
    Views 11321 

    응씨배

  20. No Image 30May
    by 바람의종
    2012/05/30 by 바람의종
    Views 11177 

    -지기

  21. No Image 18May
    by 바람의종
    2012/05/18 by 바람의종
    Views 11011 

    함함하다

  22. No Image 11May
    by 바람의종
    2012/05/11 by 바람의종
    Views 11986 

    간절기

  23. No Image 04May
    by 바람의종
    2012/05/04 by 바람의종
    Views 11876 

    삼겹살의 나이

  24. No Image 30Apr
    by 바람의종
    2012/04/30 by 바람의종
    Views 9949 

    쇠고기

  25. No Image 20Apr
    by 바람의종
    2012/04/20 by 바람의종
    Views 11034 

    나무 이름표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90 91 92 93 94 95 96 97 98 99 100 101 102 103 104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