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9.02.21 09:32

무거리

조회 수 6560 추천 수 7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무거리

사람이름

세종 25년(1443년), 개성부의 ‘묵디’(無叱知)는 사람을 죽였고, 전옥서의 기매는 남의 묘를 파헤쳐 옷을 훔쳤으니 모두 교수형에 처해야 한다고 형조에서 임금께 아뢰었다. 無叱知는 ‘뭇디/묵디’를 적으나 ‘묵지’(납을 끓여 만든 덩어리 따위)라는 말이 있으므로 ‘묵디’가 옳은 듯하다. 중종실록에는 ‘묵디금이’란 이름도 보인다.

곡식 따위를 빻아 체에 쳐서 가루를 내고 남은 것도 ‘묵지/무거리’라고도 한다. 담뱃대는 ‘물부리·설대·담배통’ 세 부분으로 나뉜다. 물부리는 고장 따라 ‘대묵지·무추리·물초리’라고도 한다. ‘무거리·무초리’도 사람이름에 보인다. ‘초리/추리’가 든 이름에 ‘너초리/너추리·늦초리·망추리·부초리·수초리·엇초리/엇추리·이초리/이추리’도 있다. ‘부출’(부초리)은 가구 네 귀퉁이에 세운 기둥, 뒷간 바닥에 까는 널빤지다.

사람이름을 살피면 ‘뒷간이’도 모자라 ‘부초리’까지 보인다. 옛사람들은 아이가 태어난 곳은 어디든 신성하게 여겼던 것일까? 이름으로 말미암은 ‘무거리’(왕따) 취급과 차별이 없는 사회라면 아무 문제도 되지 않았으리라. 이로 보면 전통사회는 무한 경쟁 사회와 썩 달랐던 것 같다. 옛말에서 문틀은 ‘문부출/문얼굴’, 목덜미는 ‘목부출’, ‘묵지/구년묵이’는 여러 해 묵은 것, 어떤 일에 오래 종사한 사람을 이르기도 한다.

최범영/한국지질자원연구원 책임연구원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33549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80317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194997
1430 덧글, 답글, 댓글 1 바람의종 2009.03.01 7378
1429 돈놀이 바람의종 2009.03.01 7069
1428 부엉이 바람의종 2009.03.01 6239
1427 '식해(食)'와 '식혜(食醯)' 바람의종 2009.02.22 7452
1426 장마비, 장맛비 / 해님, 햇님 바람의종 2009.02.22 13116
1425 "~들"의 남용 바람의종 2009.02.22 7555
1424 악플 바람의종 2009.02.22 6691
1423 정상 정복, 등정 바람의종 2009.02.21 6357
1422 대미관, 대북관 바람의종 2009.02.21 6641
1421 비듬나물 바람의종 2009.02.21 9745
» 무거리 바람의종 2009.02.21 6560
1419 국물, 멀국 / 건더기, 건데기 바람의종 2009.02.20 12883
1418 그대 있음에 바람의종 2009.02.20 8072
1417 꺽다 바람의종 2009.02.20 8663
1416 교과서 바람의종 2009.02.20 5478
1415 니자테 너인테 바람의종 2009.02.20 6398
1414 염두하지 못했다 / 마침맞다 바람의종 2009.02.19 7448
1413 딸리다, 달리다 바람의종 2009.02.19 8924
1412 햇쌀, 햅쌀, 해쌀 바람의종 2009.02.19 13953
1411 까마귀 바람의종 2009.02.19 7560
1410 ~의, ~와의 바람의종 2009.02.18 7269
1409 그슬리다, 그을리다 바람의종 2009.02.18 11037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85 86 87 88 89 90 91 92 93 94 95 96 97 98 99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