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9.03.04 01:50

두루미

조회 수 6448 추천 수 8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두루미

짐승이름

“천 년 맺힌 시름을/ 출렁이는 물살도 없이/ 고운 강물이 흐르듯/ 학이 난다./ 천 년을 보던 눈이/ 천 년을 파닥거리던 날개가/ 또 한 번 천애에 맞부딪노나.”(학·서정주)

고구려 옛무덤에는 신선들이 학을 타고 다니는 벽화가 있다. 천 년을 살면 흰빛이 푸른빛으로 바뀌어 청학이 되고, 다시 천 년을 살면 검은빛으로 바뀌어 현학(玄鶴)이라 한다. 지리산에 가면 청학동이 있다는데, 그 청학이 산다는 곳이다. 상투를 틀고 전통적인 교육을 중심으로 하는 대안교육의 터전으로 알려진 현재의 청학동과 세상을 버린 이들의 보금자리이자 예부터 전해오는 이상향으로서의 청학동이 같은 곳인지는 잘 알 수가 없다.

두루미의 옛말은 ‘두로미’(사성통해)였다. 두로미가 두루미로 바뀌어 쓰인다. 일본말로는 ‘쓰루’(鶴)이니 ‘두루-쓰루’가 대응됨을 알겠다. 우리말 ‘두루’가 건너가 ‘쓰루’(turu)로 굳어진 형태일 수 있다. 뚜루루 운다고 또는 두루 멀리 다닌다고 두루미라는 풀이도 있다. 그 울음소리를 들어보면 매우 날카롭고 위엄 있게 들릴뿐더러 흰 날개가 두루마기를 걸친 선비 모습과 같아 보인다. 머리는 붉고 검은 벼슬을 한 듯 고고하다. 먼 하늘을 소리와 품새를 두루 갖추고 유유히 날아가니 이를 뭉뚱그린 데서 나온 이름으로 보인다. 오늘도 두루미들은 하늘 어디쯤서 가을을 비끼어 날고 있을 텐데.

정호완/대구대 명예교수·국어학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31331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78115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192858
1452 독립과 해방 바람의종 2009.03.16 6933
1451 혼신을 쏟다 바람의종 2009.03.16 7533
1450 바우덕이 바람의종 2009.03.16 6642
1449 납량 바람의종 2009.03.14 6819
1448 ~에 의해 바람의종 2009.03.14 6744
1447 올갱이, 다슬기 바람의종 2009.03.14 11138
1446 허망헙디다 바람의종 2009.03.14 6525
1445 일사불란 / 사달 / 사단 바람의종 2009.03.08 11748
1444 알콩달콩, 오순도순, 아기자기, 오밀조밀 바람의종 2009.03.08 19118
1443 성과 이름 바람의종 2009.03.08 7469
1442 원-달러 바람의종 2009.03.08 7239
1441 삼복더위 바람의종 2009.03.04 8042
1440 눈살, 등쌀 바람의종 2009.03.04 7465
1439 방짜 유기 바람의종 2009.03.04 8208
» 두루미 바람의종 2009.03.04 6448
1437 호칭과 예절 바람의종 2009.03.03 8596
1436 울돌목 / 노들강변 바람의종 2009.03.03 6643
1435 싹쓸바람 바람의종 2009.03.03 6930
1434 간지 바람의종 2009.03.03 8151
1433 덩어쇠 바람의종 2009.03.03 6110
1432 왔수다! 바람의종 2009.03.03 5761
1431 사족 / 사죽 바람의종 2009.03.01 7566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84 85 86 87 88 89 90 91 92 93 94 95 96 97 98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