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달하다, 원활
'닦고 조이고 기름 치자'-. 1970년대를 상징하는 구호다. 군부대 수송부에선 흔히 볼 수 있는 표어였다. 때나 먼지, 녹 따위의 더러운 것을 없애거나 윤기를 내려고 거죽을 문지르는 일에는 '닦다'를 잘 쓰다가도 남을 단단히 윽박질러 혼내는 것을 이를 때 쓰는 '닦달질'이나 '닦달하다'는 'ㄱ'을 하나 빼먹고 적는 경우가 많다.
'그 회사 사장은 애꿎은 사람을 호령하고 닥달하다가 나중에는 갖은 방법으로 괴롭히기까지 했다.'
'아버지는 엄마의 닥달에 쉴 새 없이 일을 해야만 했다.'
이들 예문의 '닥달하다'는 '닦달하다'로 바로잡아야 한다. '닦달하다'에는 물건을 손질하고 매만진다는 뜻도 있다. '닦달만 잘하면 이 장롱은 다시 새것처럼 깨끗해질 것이다'처럼 쓰인다. '원활하다'도 자주 틀리는 말이다.
'버스 중앙차로제가 버스는 물론 일반 차량의 소통까지 원할해지는 '윈윈 게임'이 되려면 도로 폭이나 굴곡 정도, 병목 여부 등 고려해야 할 요소가 많다.'
'도로·통신 등 인프라는 좋은데 인력 수급이 원할치 않고 업무 상대가 서울에 몰려 있다는 점 등은 지방 이전을 원하는 기업들에 고민거리다.'
일 등이 막힘 없이 잘되어 나감을 이를 경우 '원할'이 아니라 '원활(圓滑)'로 적어야 옳다. '원활하다'가 어려우면 더 쉬운 말 '순조롭다' '매끄럽다' 등으로 바꾸면 된다. 원활하지 않다고 자꾸 닦달해봤자 별 소용없다. 모든 기계는 자주 닦아주고 느슨해진 곳을 죄어주고 기름을 치면 원활히 돌아가게 돼 있다. 조직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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