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7.24 15:51

사룀

조회 수 7209 추천 수 1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사룀

언어예절

웃사람, 손아픈 사람에게 말하는 것을 아뢴다거나 사뢴다고 한다. 말글은 사람끼리 뜻을 주고받는 연장이지만 하늘이나 혼령에게 뜻을 전할 때도 쓴다. 토지신·산신령·삼시랑에게 쓰는 말이 달리 없다. 흔한 축문이나 제문, 손비비며 하는 말도 그렇다.

신라적 ‘사뇌가’(詞腦歌)를 학자 김인환은 ‘사뢰는 노래’라 푼 바 있고, 화백(和白)도 사람들이 모여 ‘사뢰는 모임’이라고 했는데, 슬기로운 견해라 하겠다. 사뢰는 방식은 말뿐만이 아니라 노래·춤·풍류일 수도 있다.

사람끼리도 서로 존중하고 제대로 알린다면 여러 문제가 풀린다. 사과와 용서, 꾸짖음, 달램, 폭로 … 들도 사뢰는 방식의 하나다. 법률과 문학·음악·제도들이 결국은 이 사룀의 갈래들이다. 비손도, 선전·선동도, 선거도 사룀에서 비롯한다.

전달 방식도 무척 발달되었다. 붓 아닌 전자말이 큰 변화다. 신문·방송 등 언론이 대표 매체다. 공공기관·기업에서도 다양한 연장으로 손님들에게 사뢴다. 인터넷 매체도 버금가는 연장들이다. 그만큼 낱사람의 의견 발표·발언이 잦아지고 전달이 쉬워졌다. 저마다 사랑방·카페를 내거나 집을 지어 그림을 그리고 말글을 써댄다. 그렇다고 소통이 고급해지고 온전해졌는지는 의문이다.

말글보다 직접 실천하는 삶이 진정한 사룀의 방식일 수도 있다. 입이 온갖 허물이나 화근의 바탕이라는 말이 있다. 함부로 말하고 쓰기를 삼가라는 얘긴데, 이로써 반드시 말을 많이 한다거나 글을 자주 쓴다고 소통이 잘되는 게 아님을 알 수 있다.

최인호/한겨레말글연구소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30269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77032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191775
1760 사뭇 / 자못 바람의종 2010.03.12 9780
1759 사면초가 바람의종 2007.11.07 7925
1758 사리원과 원효 바람의종 2008.05.13 7237
1757 사리 바람의종 2010.08.26 10919
1756 사리 바람의종 2011.11.11 9764
1755 사리 風磬 2006.12.26 8381
1754 사리 바람의종 2009.08.05 6737
1753 사룀글투 바람의종 2008.07.29 6448
» 사룀 바람의종 2008.07.24 7209
1751 사랑금이 file 바람의종 2009.07.14 5417
1750 사람, 동물, 언어 / 언어와 인권 風文 2022.07.13 589
1749 사람 이름 짓기 바람의종 2010.01.26 11346
1748 사람 바람의종 2007.12.21 6464
1747 사람 file 바람의종 2009.12.21 10932
1746 사라진 아빠들 / 피빛 선동 風文 2020.07.19 2198
1745 사라져가는 언어(2) 바람의종 2007.10.31 6970
1744 사라져가는 언어(1) 바람의종 2007.10.26 6185
1743 사라져 가는 한글 간판 風文 2024.01.06 624
1742 사또 風磬 2006.12.26 6943
1741 사동사 바람의종 2010.01.28 8638
1740 사날, 나달 바람의종 2009.08.02 6584
1739 사근사근하다 風磬 2006.12.26 7846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70 71 72 73 74 75 76 77 78 79 80 81 82 83 84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