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9.11.09 01:31

‘첫 참석’

조회 수 8829 추천 수 6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첫 참석’

“동의대사건 20년 만에 경찰청장 추도식 첫 참석”. 신문 기사의 제목이다. 이 제목의 문장 구조를 살펴보면, 주어는 ‘경찰청장’이고 ‘동의대사건 20년 만에’와 ‘추도식’은 부사어다. 이 문장을 축약하기 전의 완성형 문장으로 되돌려 보면 “동의대사건 20년 만에 경찰청장이 추도식에 첫 참석했다”로 될 것이다. 이상하지 않은가? ‘참석했다’라는 동사를 ‘첫’이라는 관형사가 꾸미고 있기 때문이다. ‘관형사’는 어떤 경우에도 동사를 꾸미지 못한다. 당연히 ‘처음’으로 해야 할 것이다.

이런 식의 문장 구조는 신문 제목에서 일반화되어 있다. 어느 특정 신문만이 아니라 거의 모든 신문이 이런 식으로 쓰고 있다. 제목의 마지막 단어 ‘참석’이 동사가 아니라 명사라고 할지도 모르겠다. ‘참석’이 명사이므로 관형사 ‘첫’을 쓰는 것이 옳다는 식으로. 그렇다면 ‘동의대사건 20년 만에’라는 부사구는 대체 어디에 걸리는 말인가? ‘참석’이 명사라면 이 부사구는 설 자리가 없다. ‘참석’은 동사의 어근이다. 따라서 ‘처음 참석’으로 해야 반듯하다.

‘첫 참석을 했다’를 ‘첫 참석’으로 줄였다고 하는 것도 옹색하다. 명색이 신문 문장이 이렇게 뒤틀어진 꼴이어서야 되겠는가? “처음 참석했다”와 “첫 참석을 했다”를 비교해 보면 금방 알 수 있는 일이다. “첫 참석을 했다”라는 꼴은 억지로 갖다 맞춘 꼴이지 자연스런 우리말 문장이 아니다. - 우재욱/시인
 


  1. ∥…………………………………………………………………… 목록

    Date2006.09.16 By바람의종 Views31127
    read more
  2.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Date2007.02.18 By바람의종 Views177969
    read more
  3.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Date2006.09.09 By風磬 Views192655
    read more
  4. 알은체는 아는 사이에서

    Date2009.11.12 By바람의종 Views9417
    Read More
  5. 비닐

    Date2009.11.12 By바람의종 Views8829
    Read More
  6. 노숙인과 노숙자

    Date2009.11.10 By바람의종 Views9532
    Read More
  7. 깍두기, 짠지, 섞박지

    Date2009.11.10 By바람의종 Views11423
    Read More
  8. 꾸물꾸물한 날씨, 찌뿌둥하다

    Date2009.11.10 By바람의종 Views9736
    Read More
  9. 나절은 낮 시간의 절반

    Date2009.11.10 By바람의종 Views9964
    Read More
  10. 눈사리

    Date2009.11.10 By바람의종 Views9561
    Read More
  11. 각둑이, 깍둑이, 깍두기, 깍뚜기

    Date2009.11.09 By바람의종 Views14204
    Read More
  12. 임마, 상판때기

    Date2009.11.09 By바람의종 Views9561
    Read More
  13. 흐리멍텅하다

    Date2009.11.09 By바람의종 Views13030
    Read More
  14. 혼저 옵소예

    Date2009.11.09 By바람의종 Views10131
    Read More
  15. ‘첫 참석’

    Date2009.11.09 By바람의종 Views8829
    Read More
  16. 뒷자석, 뒤 자석, 뒷번호, 뒤 번호

    Date2009.11.08 By바람의종 Views11020
    Read More
  17. 그러기(그렇기) 때문에

    Date2009.11.08 By바람의종 Views12524
    Read More
  18. 유해 식품, 위해 식품

    Date2009.11.08 By바람의종 Views9739
    Read More
  19. 독수리

    Date2009.11.08 By바람의종 Views11003
    Read More
  20. 무크(지)

    Date2009.11.08 By바람의종 Views7472
    Read More
  21. 맨들맨들, 반들반들, 번들번들, 미끌, 미끈

    Date2009.11.03 By바람의종 Views12323
    Read More
  22. 께, 쯤, 가량, 무렵, 경

    Date2009.11.03 By바람의종 Views12072
    Read More
  23. 늘상, 노상, 천상, 천생

    Date2009.11.03 By바람의종 Views13950
    Read More
  24. 나그내

    Date2009.11.03 By바람의종 Views7884
    Read More
  25. 재기 옵소예!

    Date2009.11.03 By바람의종 Views7864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64 65 66 67 68 69 70 71 72 73 74 75 76 77 78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