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9.07.10 01:11

선비

조회 수 6339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선비

언어예절

사내 중심 사회 때 성하던 말들도 빛이 바랬다. 남아·장정·재사·수재·장자·대인 …들에, 거사·처사·생원·유사·학생·선생을 비롯해 왕조시대의 숱한 벼슬이름과 지칭·호칭들이 그렇다. 추려 쓸 만한 말은 없는가?

학생·선생은 쓰임새가 많이 번졌고, 사내·선비·머슴 가운데 머슴은 가끔 ‘공복·공무원’의 비유로 살아난다. 오래된 말 선비는 태학·국학·성균관·향교 따위에서 배워 글과 활에 통한 두뇌집단 또는 개인을 일컬으며 시대 따라 표상이 바뀐다. 선비를 500년이나 길렀던 조선 말에는 유학에 사무친 쪽으로 졸아들며 식민지를 맞았다.

통상, 글 읽은 사람 배운 사람이 선비란다면 요즘 이땅 거의 모든 사람이 선비 반열에 든다. 사내·계집 가를 것도 없다. 다만 많이 배우고 높은 학교에 다녀 넘치는 게 탈이다. 전인 교육을 지나 글로벌 인재를 들먹이는 시절이지만, 그렇다고 죄 고위직이나 선량·군인·학자·전문가·경영인에 국제기관 종사자가 되기는 어렵다.

선비든 배운이든 궂은 일을 하지 않으려는 게 문제다. 일자리 찾기가 하늘의 별따기라지만 좋고 궂은 일 안 가리면 일거리는 많다. 떳떳이 생업에 애쓰면서 집안·나라 사랑에 더하여 널리 인간에 이바지하고자 하는 선비라면 더할나위 없겠다. 험한 일이라고 마냥 이민노동자, 기계·로봇이 하도록 내버려 두기도 그렇다. 어차피 그렇게 다양한 선비들의 나라로 가게 돼 있는 것 같다.

최인호/한겨레말글연구소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30310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77071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191838
1914 성곽 바람의종 2007.07.24 6188
1913 성과 이름 바람의종 2009.03.08 7461
1912 성+ 이름 바람의종 2012.03.27 11124
1911 섭씨 바람의종 2007.07.23 7518
1910 섬뜩하다, 섬찟하다 바람의종 2010.11.11 12820
1909 설화, 눈꽃, 상고대, 서리꽃 바람의종 2010.01.27 11563
1908 설명글 바람의종 2008.08.21 5279
1907 설레이다, 설레다 바람의종 2009.07.06 8887
1906 설레다 바람의종 2010.08.05 8470
1905 설둥하다 바람의종 2008.04.25 6763
1904 설겆이, 설거지 / 애닯다, 애달프다 바람의종 2009.07.26 10155
1903 설거지나 하세요. (게와 께) 바람의종 2008.04.20 7336
1902 선팅, 로터리 바람의종 2009.07.06 7076
1901 선택사양 바람의종 2009.06.11 6642
1900 선크림 바람의종 2009.12.01 7832
1899 선정-지정 / 얼룩빼기 황소 風文 2020.05.15 1166
1898 선소리 바람의종 2010.11.21 12101
» 선비 바람의종 2009.07.10 6339
1896 선비 風磬 2007.01.19 9944
1895 선보다 바람의종 2007.05.15 7734
1894 선례, 전례 바람의종 2010.07.17 12682
1893 선달 바람의종 2007.07.23 8427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63 64 65 66 67 68 69 70 71 72 73 74 75 76 77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