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회 수 7336 추천 수 45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설거지나 하세요.

집에 돌아오니 아내가 없다. 빈 식탁에 흰 종이 한 장만 달랑 놓여 있다. '여보 시장 갔다 올께, 밥 차려 먹어.' 아유, 밥이나 좀 차려 놓고 가지. 그렇지만 내가 간 큰 남편은 아니잖아. 냉장고 뒤져 김치 꺼내놓고 밥통에서 밥을 퍼 얌전히 식탁 앞에 앉는다. 그런데 '갔다 올께'라고? 밥은 못 차려주더라도 쪽지는 제대로 써야지. 맞춤법 바뀐 지가 언젠데. 어디 이걸로 한번 기를 꺾어 볼까? 아직도 맞춤법이 바뀐 걸 모르는 분들은 살짝 알려드릴 테니 기억해 두기 바란다.

전에는 '갈께''할께'처럼 '-ㄹ께'로 적는 게 옳았다. 하지만 이젠 '갈게''할게'처럼 표기하는 게 맞다. 자세히 설명하면 ⑴'-ㄹ게''-ㄹ지니라''-ㄹ지어다''-올시다' 처럼 의문을 나타내지 않는 어미들은 예사소리로 적고 ⑵ '-ㄹ까''-ㄹ꼬''-리까''-ㄹ쏘냐'처럼 의문을 나타내는 것들은 된소리로 적는다.

'딩동.' 아 드디어 오셨군. 장바구니부터 받아놓고…. '여보, 이리 앉아봐요. 1988년에 맞춤법이 바뀌어서 이젠 '갔다 올께'란 말은 없어졌어. '갔다 올게'라고 써야지.' '뭐라고요, 이 양반이. 힘들어 죽겠는데. 빨리 설거지나 하세요.'

김형식 기자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30144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76920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191698
1914 육개장 바람의종 2008.04.28 5913
1913 하늘말라리아? 바람의종 2008.04.27 8650
1912 입장(立場)을 바꿔보자 바람의종 2008.04.26 6978
1911 칠칠한 맞춤법 바람의종 2008.04.25 7520
1910 피난과 피란 바람의종 2008.04.24 9693
1909 두사부일체 (일체/일절) 바람의종 2008.04.23 7715
1908 '아' 다르고 '어' 다르다 바람의종 2008.04.22 9706
1907 부문과 부분 바람의종 2008.04.21 7741
» 설거지나 하세요. (게와 께) 바람의종 2008.04.20 7336
1905 지프와 바바리 바람의종 2008.04.19 8584
1904 곤혹과 곤욕 바람의종 2008.04.17 5735
1903 률과 율 바람의종 2008.04.16 8380
1902 무량대수 바람의종 2008.04.16 8130
1901 시세 조종 바람의종 2008.04.15 5417
1900 장 담그셨나요? 바람의종 2008.04.14 7490
1899 찰나 바람의종 2008.04.14 6651
1898 오늘은 왠지... 바람의종 2008.04.13 7244
1897 호두과자 바람의종 2008.04.10 9362
1896 눈높이 바람의종 2008.04.09 8084
1895 점쟁이 바람의종 2008.04.08 7106
1894 걸맞은, 알맞은 바람의종 2008.04.07 8957
1893 싸다 바람의종 2008.04.07 6863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63 64 65 66 67 68 69 70 71 72 73 74 75 76 77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