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4.16 04:47

무량대수

조회 수 8132 추천 수 19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무량대수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과학적이고 우수한 글자 한글을 가지고 편리한 문자생활을 하고 있지만, 우리 고유의 숫자를 만들지는 못했다. 세계를 석권한 숫자는 단연 아라비아숫자다. 우리도 아라비아숫자를 쓴다. 그걸 읽을 때는 주로 한자음으로 읽는다. ‘90개’라고 써놓고 ‘아흔 개’라고 읽기도 하지만, 이런 독법은 ‘구십 개’에 밀리고 있다. 온(백), 즈믄(천), 골(만), 잘(억) 등의 순우리말 수 단위도 있지만, 차츰 옛말로 밀려나고 있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쓰는 큰 숫자는 기껏 ‘조’ 단위다. 물론 천문학 같은 데서는 엄청난 단위의 숫자를 쓰겠지만, 일상에서 들어본 바로는 나라 예산이나 부채 규모를 두고 들먹이는 100조, 400조 정도가 큰 숫자가 아닌가 싶다.

그러나 ‘조’는 사람이 만들어 놓은 숫자 단위 중에서 초보에도 못미친다. ‘억’의 1만 갑절에 지나지 않는다. 그 다음 계속해서 1만 갑절로 경(京), 해(垓), 자(?), 양(穰), 구(溝), 간(澗), 정(正), 재(載), 극(極)까지 이어진다. ‘경’은 들어보기는 했지만, 그 위의 단위는 거의 들어본 적조차 없는 이들이 많다.

그 다음부터는 1억 갑절로 늘어나면서 인도 쪽 말로 나아간다. ‘극’의 1억 갑절인 항하사(恒河沙)로부터 계속 1억 갑절로 아승기(阿僧祇), 나유타(那由他), 불가사의(不可思議), 무량대수(無量大數)까지 이어진다. 무량대수를 아라비아숫자로 쓰자면 1 다음에 ‘0’을 88개나 붙여야 한다니 얼마나 큰 숫자인지 짐작이 되지 않는다. 수도 끝이 없지만 인간의 상상도 끝이 없다.

우재욱/우리말 순화인·작가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30171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76961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191716
1914 육개장 바람의종 2008.04.28 5913
1913 하늘말라리아? 바람의종 2008.04.27 8652
1912 입장(立場)을 바꿔보자 바람의종 2008.04.26 6978
1911 칠칠한 맞춤법 바람의종 2008.04.25 7520
1910 피난과 피란 바람의종 2008.04.24 9693
1909 두사부일체 (일체/일절) 바람의종 2008.04.23 7715
1908 '아' 다르고 '어' 다르다 바람의종 2008.04.22 9706
1907 부문과 부분 바람의종 2008.04.21 7741
1906 설거지나 하세요. (게와 께) 바람의종 2008.04.20 7336
1905 지프와 바바리 바람의종 2008.04.19 8589
1904 곤혹과 곤욕 바람의종 2008.04.17 5735
1903 률과 율 바람의종 2008.04.16 8380
» 무량대수 바람의종 2008.04.16 8132
1901 시세 조종 바람의종 2008.04.15 5417
1900 장 담그셨나요? 바람의종 2008.04.14 7490
1899 찰나 바람의종 2008.04.14 6651
1898 오늘은 왠지... 바람의종 2008.04.13 7246
1897 호두과자 바람의종 2008.04.10 9362
1896 눈높이 바람의종 2008.04.09 8084
1895 점쟁이 바람의종 2008.04.08 7106
1894 걸맞은, 알맞은 바람의종 2008.04.07 8957
1893 싸다 바람의종 2008.04.07 6863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63 64 65 66 67 68 69 70 71 72 73 74 75 76 77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