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9.12.21 07:48

벤치마킹

조회 수 9508 추천 수 14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벤치마킹

제조업이나 문화계에서 간혹 특허 침해나 표절 시비가 이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때 공격을 당하는 쪽에서 ‘벤치마킹’이라는 말을 종종 쓴다. 베낀 것이 아니라 참고만 했을 뿐이라는 뜻으로 들린다.

‘벤치마킹’(benchmarking)이라는 용어를 주로 쓰는 쪽은 경영이나 컴퓨터 분야다. 경영에서는 경쟁 회사의 제품이나 조직의 우수성을 여러 측면에서 비교·분석하여 그 비법을 배워 변모하려는 자기 혁신 기법을 뜻하며, 컴퓨터 분야에서는 측정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각 부품의 성능을 알아보는 일을 뜻한다.

그렇지만 영어 ‘벤치마크’라는 말은 애초 토목 분야에서 쓰던 것이었다. 측량사들이 물의 높이를 재기 위해 둑과 같은 곳에 그었던 가로 눈금이 바로 이것인데, 원래는 수준가늠자가 나중에 같은 자리에 올 수 있도록 거멀장으로 하여금 수준가늠자의 자리를 잡게 그었던 표시다. 여기서 ‘자리를 잡게 하다’라는 뜻으로 ‘벤치’(bench)라는 말이 쓰였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 사회에서는 ‘벤치마킹’의 원래 뜻에 더하여 엉뚱하게도 ‘모방하다’ 혹은 ‘표절하다’는 뜻으로 통용되는 면이 있다. 그러나 더 좋은 성과를 내는 남의 것에 자기 것을 요모조모 뜯어 견주어서 단점을 고쳐 나간다는 것이 원래의 뜻이라는 점과, 범죄 행위에 속할 수 있는 베끼기나 특허 침해는 벤치마킹이 될 수 없다는 점을 새겨서 더욱 건강한 사회를 만들 필요가 있어 보인다.

김선철/국어원 학예연구관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30298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77056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191830
1958 메리야스 바람의종 2010.01.06 9009
1957 떠구지 file 바람의종 2010.01.06 9148
1956 보도시 한 절(술) 뜨고 file 바람의종 2010.01.06 5436
1955 에누리 바람의종 2010.01.06 9374
1954 눈꼬리 바람의종 2009.12.23 12874
1953 총뿌리, 돌뿌리 바람의종 2009.12.23 11226
1952 사람 file 바람의종 2009.12.21 10932
» 벤치마킹 바람의종 2009.12.21 9508
1950 어딜 갈려고 바람의종 2009.12.18 8005
1949 걸맞는? 걸맞은? 바람의종 2009.12.18 9508
1948 긴가민가하다 바람의종 2009.12.18 9597
1947 한글로 번역한다? 바람의종 2009.12.18 9479
1946 시남이 댕게라! 바람의종 2009.12.18 7290
1945 강추위 바람의종 2009.12.18 7640
1944 기린 바람의종 2009.12.18 10146
1943 너나 잘해 바람의종 2009.12.14 9387
1942 한 가닥 하다 바람의종 2009.12.14 10292
1941 어간과 어미 바람의종 2009.12.14 10040
1940 영부인 바람의종 2009.12.14 8211
1939 국어의 품사 1 바람의종 2009.12.14 14813
1938 쌈마이 바람의종 2009.12.14 9344
1937 구저모디 file 바람의종 2009.12.14 8285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61 62 63 64 65 66 67 68 69 70 71 72 73 74 75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