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3.04 03:34

한라산과 두무산

조회 수 9275 추천 수 6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한라산과 두무산 / 허재영

<세종실록지리지>나 <동국여지승람>에는 ‘한라산’의 다른 이름이 ‘두무산’이었다는 기록이 나온다. 이정구의 <사천년문헌통고>에서도 “한라산은 가히 은하수를 더위잡을 수 있으므로 그 이름이 붙었으며, 봉우리가 모두 평평하고 둥근데 연못이 있어 마치 가마솥과 같은 까닭에 부산(釜山)이라 한다”고 했다. 가마를 뜻하는 ‘부’(釜)는 ‘두무’라기도 하는데, 이로 말미암아 한라산은 ‘부산’ 또는 ‘두무산’이라 부르기도 했다. 이처럼 ‘두무’가 든 땅이름은 매우 많다. ‘두무실’, ‘두뭇골’과 같은 마을 이름이 있고, ‘두무개’처럼 고개를 뜻하는 경우도 있다.

‘두무’의 말밑은 ‘둥근’이란 뜻의 ‘둠’이다. ‘돔’ 또는 ‘도마’로도 쓰이는데, ‘돔골’, ‘도마치’에 나타나는 ‘돔’과 ‘도마’가 이에 해당한다. 한라산의 모습이 평평하고 둥글기에 두무산이라고 했듯, 두무실이나 두뭇골은 모두 마을이 평평하고 둥그렇다. 이처럼 둥글고 평평한 뜻을 갖는 다른 이름으로 ‘두류’ 또는 ‘두륜’이 있다. 지리산의 다른 이름인 ‘두류산’이나 해남의 ‘두륜산’은 모두 둥근 모습의 산인 셈이다.

땅이름에 스며든 ‘두류’와 ‘두륜’은 ‘둥근’의 뜻을 갖는 ‘두렷다’에서 온 말이며, ‘두무’는 ‘두르다’의 이름꼴이라 볼 수 있다. 그런데 ‘두무’가 ‘도마’로 쓰이거나 ‘두메’로 쓰이게 되면 그 뜻이 어원과 멀어진 것처럼 생각된다. 그러나 ‘두메산골’도 산간 분지의 마을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두무’가 녹아든 말임을 알 수 있다. 허재영/건국대 강의교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37051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83561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198507
1958 되놈 바람의종 2008.02.23 9189
1957 바람의종 2012.07.27 9186
1956 반죽이 좋다 바람의종 2008.01.10 9186
1955 기침을 깇다? 바람의종 2010.03.04 9177
1954 어리숙, 허수룩 / 텁수룩, 헙수룩 바람의종 2009.02.02 9174
1953 꽃 피라 바람의종 2011.11.25 9169
1952 그것을 아시요? 바람의종 2010.03.18 9167
1951 이제서야, 그제서야 바람의종 2009.07.08 9166
1950 점심 바람의종 2007.08.17 9164
1949 막간을 이용하다 바람의종 2008.01.06 9164
1948 떠구지 file 바람의종 2010.01.06 9158
1947 벌이다, 벌리다 바람의종 2008.10.11 9157
1946 허롱이 바람의종 2009.05.09 9152
1945 원인, 이유 바람의종 2009.11.29 9146
1944 좇다와 쫓다 바람의종 2010.02.08 9143
1943 꿍치다 바람의종 2007.12.14 9138
1942 명사형 어미 바람의종 2010.03.14 9138
1941 % 포인트 바람의종 2012.06.11 9136
1940 미이라, 링겔 바람의종 2008.12.12 9135
1939 명사 + 하다, 형용사 + 하다 바람의종 2009.07.17 9134
1938 장안 바람의종 2007.08.15 9132
1937 중앙아시아 언어들 바람의종 2008.01.30 9125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61 62 63 64 65 66 67 68 69 70 71 72 73 74 75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