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0.01.10 22:30

번역 투 문장

조회 수 7206 추천 수 8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번역 투 문장

글을 읽다 보면 어쩐지 몸에 잘 맞지 않는 옷을 입은 것처럼 어색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분명히 우리말인데도 우리말 같지 않은 느낌이 드는 것이다. 대부분 외국어를 우리말로 번역했을 때 그렇다. 이런 글을 흔히 ‘번역 투 문장’이라고 한다. 번역이라는 작업이 대단히 어려운 일이기는 하지만, 완벽하게 번역을 했다면 ‘번역 투 문장’이라는 말이 생겨나지 않았을 것이다. 어쩐지 어색하게 느껴지는 만큼 번역이 설되었다고 할 것이다.

번역 투가 번역문에만 갇혀 있으면 그래도 좀 낫겠는데, 이런 투가 일반화되어 처음부터 우리말로 쓴 글에까지 끼어들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피동문의 남발이다. 우리말은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능동문으로 쓰는 것이 자연스럽다. 따라서 원문이 피동문이어도 우리말로 옮길 때는 능동문으로 바꾸는 것이 좋다.

“특훈교수는 최고 가운데 최고라는 영예와 함께 특전이 제공된다. 연봉을 30% 이상 더 받고 정년 후에도 비전임 교수로 계속 임용되는 혜택이 주어진다.”

신문 기사에서 잘라온 문장이다. 번역문도 아니고 처음부터 우리말로 쓴 기사인데도 ‘번역 투’가 느껴진다. ‘특전이 제공된다’는 ‘특전을 제공한다’로, ‘임용되는’은 ‘임용하는’으로, ‘혜택이 주어진다’는 ‘혜택을 준다’로 바꾸어서 읽어보면 뭔가 착 달라붙는 느낌이 들 것이다. ‘주어진다’ 같은 형태는 어법상 가능하다고는 해도 억지스럽다.

우재욱/시인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33699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80434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195091
1980 문장의 앞뒤 바람의종 2010.01.10 8181
1979 어수룩하다와 어리숙하다 바람의종 2010.01.10 9911
1978 ‘-데’와 ‘-대’의 구별 바람의종 2010.01.10 10116
1977 메가폰과 마이크 바람의종 2010.01.10 7871
1976 옴시레기 file 바람의종 2010.01.10 7155
» 번역 투 문장 바람의종 2010.01.10 7206
1974 ~으로 / ~을 알고 있다 바람의종 2010.01.09 9672
1973 ‘이다’‘아니다’와만 결합하는 ‘-에요’ 바람의종 2010.01.09 6794
1972 체언의 쓰임새 바람의종 2010.01.09 9057
1971 시라소니 file 바람의종 2010.01.09 8080
1970 러닝셔츠 바람의종 2010.01.09 7628
1969 앙사리 바람의종 2010.01.09 8643
1968 부축빼기 바람의종 2010.01.08 9885
1967 사이시옷 적기 바람의종 2010.01.08 7200
1966 어금지금하다 바람의종 2010.01.08 10508
1965 꼽다시 바람의종 2010.01.08 10540
1964 죽음을 이르는 말들 file 바람의종 2010.01.08 14118
1963 고래 file 바람의종 2010.01.08 7548
1962 초죽음 바람의종 2010.01.06 10812
1961 표준어와 방언 바람의종 2010.01.06 9323
1960 옷깃을 여미다 바람의종 2010.01.06 12905
1959 덕아웃이 아니고 왜 더그아웃? 바람의종 2010.01.06 9560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60 61 62 63 64 65 66 67 68 69 70 71 72 73 74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