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이키다, 들이켜다
들이키다, 들이켜다
'들이키다'와 '들이켜다'는 어떻게 다를까. 더구나 '과거형'으로 쓰인다면 '들이켰다'로 두 단어의 형태가 똑같다. 많은 사람이 헷갈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는 양말을 벗어 툭툭 털더니 마루에 놓인 냉수 한 사발을 쭈욱 들이키고 나서 목에 감았던 수건으로 땀을 닦았다.' 이처럼 '물 따위를 꿀꺽꿀꺽 마신다'는 뜻으로 '들이키다'를 많이 쓰는데, '들이켜다'가 맞는 말이다. '막걸리를 벌컥벌컥 들이켰다'에서의 '들이켰다'는 '들이켜다'에 행위가 일어났음을 나타내는 어미인 '-었-'이 붙은 형태다.
'소나기가 들이치자 어머니께서는 베란다에 놓인, 꽃이 피어 있는 난(蘭) 화분을 안쪽으로 들이켰다'의 경우는 어떤가. 화분을 마실 수는 없다. 이때의 '들이켰다'는 무엇을 안쪽으로 가까이 옮길 때 쓰는 '들이키다'에 '-었-'이 붙은 것이다.
'아가씨, 지나갈 수 있게 발 좀 안으로 들이키시면 고맙겠습니다'
'냉수를 갑자기 그렇게 들이켜다 사레 들리면 어쩌려고 그래'처럼 쓰면 된다.
'헛물켜다'라는 단어를 안다면 '들이키다'와 '들이켜다'를 쉽게 구별할 수 있다. '소금 먹은 놈이 물 켠다'고, 굿모닝시티 측에서 주는 금품을 검은돈인 줄도 모르고 '들이켰다가'(받아먹었다가) 여러 사람이 남몰래 되돌려주는 행태를 우리는 지금 보고 있다. 뜻하지 않은 이익이 있을 때는 그만큼 큰 위험이 있다는 것을 왜 생각하지 못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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