숟가락, 젓가락
소설가 현기영은 그의 장편소설 『지상에 숟가락 하나』에서 '숟가락은 곧 밥이지요. 밥은 곧 삶이고요'라고 쓰고 있다. 밥이 주식인 우리네 식탁에서 숟가락은 젓가락과 짝을 이뤄 우리 삶의 영원한 '동반자'로 자리하고 있다. 이 두 짝은 표기에 있어서도 비슷한 형태를 하고 있다. 두 말 모두 '가락(가늘고 길게 토막이 난 물건을 세는 단위)'이 들어간다. 그런데 '젓가락'은 받침에 'ㅅ'을 쓰고 '숟가락'은 받침에 'ㄷ'을 쓴다. 발음도 비슷한데 왜 받침을 달리 쓰는지 궁금한 사람이 많을 것이다.
'젓가락'은 '저(젓가락ㆍ한자를 빌려 '箸'로 적기도 한다) '에 '가락'이 붙은 말인데, 이 두 말을 연결할 때 사이시옷이 들어갔다. [저+ㅅ+가락]의 형태다. 빗자루ㆍ찻잔 등과 같은 모습이다. 반면 '숟가락'은 '밥 한 술'의 '술(밥 따위의 음식물을 숟가락으로 떠 그 분량을 세는 단위)'에 '가락'이 붙은 말인데 '술'의 'ㄹ'이 가락과 붙으면서 'ㄷ'으로 변했다(한글 맞춤법 제29항 참조).
[술+ㅅ+가락]→숟가락의 형태다. 이런 예로는 '이틀→이튿날''사흘→사흗날''삼질→삼짇날''풀→푿소''설→섣달' 등이 있다.
우스갯소리로 숟가락은 움푹 파인 모습이 'ㄷ'처럼 보여 받침으로 'ㄷ'을 쓰고, 젓가락은 반찬을 집을 때나 벌릴 때의 모양이 'ㅅ'처럼 보여 'ㅅ'을 쓴다는 얘기가 있다. 그렇게 생각하면 기억하기 쉽겠다.
한규희 기자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공지 | ∥…………………………………………………………………… 목록 | 바람의종 | 2006.09.16 | 36540 |
공지 |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 바람의종 | 2007.02.18 | 183036 |
공지 |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 風磬 | 2006.09.09 | 197996 |
2024 | 스포츠 중계 | 바람의종 | 2012.08.17 | 11533 |
2023 | 스펙 | 바람의종 | 2009.07.15 | 5403 |
2022 | 스킨십 | 바람의종 | 2009.08.04 | 7318 |
2021 | 스크린 도어 | 바람의종 | 2010.03.02 | 8964 |
2020 | 스스로를? | 바람의종 | 2009.04.09 | 5873 |
2019 | 스스럼없다 | 風磬 | 2007.01.19 | 12790 |
2018 | 스끼다시 | 바람의종 | 2008.02.16 | 12626 |
2017 | 쉽게 찾기 | 바람의종 | 2007.11.03 | 6267 |
2016 | 쉼표 하나 | 바람의종 | 2010.07.12 | 8741 |
2015 | 쉬다와 놀다 | 바람의종 | 2007.10.14 | 9744 |
2014 | 쉐보레 유감 | 바람의종 | 2011.10.25 | 10111 |
2013 | 숫컷, 숫소? | 바람의종 | 2008.09.30 | 4845 |
2012 | 숫자의 속음들 | 바람의종 | 2010.08.06 | 8243 |
2011 | 숫구미 | 바람의종 | 2008.09.03 | 7749 |
2010 | 술이홀과 파주 | 바람의종 | 2008.04.22 | 7334 |
2009 | 술과 음식 | 바람의종 | 2010.02.15 | 8338 |
» | 숟가락, 젓가락 | 바람의종 | 2008.07.21 | 8346 |
2007 | 숟가락 | 바람의종 | 2010.05.28 | 11876 |
2006 | 순직 | 風文 | 2022.02.01 | 753 |
2005 | 숙제 | 바람의종 | 2007.07.28 | 4908 |
2004 | 숙맥 | 바람의종 | 2010.05.30 | 9315 |
2003 | 숙맥 | 바람의종 | 2007.07.27 | 647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