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회 수 10511 추천 수 17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삭이다, 삭히다 / 썩히다, 썩이다 / 박히다, 박이다

흑산도 홍어가 대풍이란다. 한때 씨가 말랐던 흑산도에서 3년 전에 저인망 어선의 조업을 금지한 이후 홍어가 늘기 시작해 해마다 점점 많이 잡힌다고 한다. 워낙 귀하다 보니 부르는 게 값인 흑산도 홍어는 칠레산이나 중국산에 비해 붉은빛을 띠며 쫄깃쫄깃하고 담백하다. '다른 물고기는 썩이면 부패하지만 홍어는 썩여야 특유의 맛을 볼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홍어는 '썩이면' 제 맛을 볼 수 없다. '썩혀야' 톡 쏘는 맛을 느낄 수 있다.

사람들이 자주 혼동해 쓰는 '썩히다' '썩이다'는 둘 다 '썩다'의 사동사지만 그 쓰임이 다르기 때문이다. '썩히다'는 '음식을 썩히다''재능을 썩히다'처럼 쓰이는 반면 '썩이다'는 '부모 속을 썩이다''골치를 썩이다'처럼 쓰인다. 그러므로 그 뜻에 따라 골라 써야 한다.

'삭다'의 사동사로 쓰이는 '삭히다''삭이다'의 경우도 이와 비슷하다. '삭히다'는 '김치를 삭히다''멸치젓을 삭히다''민속주는 곡식을 삭혀서 만든다'처럼 쓰이고, '삭이다'는 '쇠도 삭이는 왕성한 식욕''분을 삭이다''기침을 삭이다'처럼 쓰인다.

이것과 경우는 약간 다르지만 자주 혼동해 쓰는 말이 있다. '박이다'와 '박히다'다. '박이다'는 '버릇이 몸에 박였다' '굳은살이 박인 손' '사진을 박였다'처럼 쓰이고, '박히다'는 '벽에 박힌 못''그의 시선은 허공에 박혀 있었다'처럼 '박다'의 피동 형태로 쓰인다.

이제 아침저녁으로 날씨가 제법 쌀쌀하다. 잘 썩힌 홍어가 들어간 '삼합' 한 접시에 막걸리 한 사발이 생각나는 때다.


  1. No Image notice by 바람의종 2006/09/16 by 바람의종
    Views 34971 

    ∥…………………………………………………………………… 목록

  2.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3. No Image notice by 風磬 2006/09/09 by 風磬
    Views 196359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4. No Image 22Oct
    by 바람의종
    2008/10/22 by 바람의종
    Views 6738 

    굽신거리다

  5. No Image 17Oct
    by 바람의종
    2008/10/17 by 바람의종
    Views 5614 

    손톱깍이, 연필깍이

  6. No Image 17Oct
    by 바람의종
    2008/10/17 by 바람의종
    Views 8289 

    갯벌, 개펄

  7. No Image 17Oct
    by 바람의종
    2008/10/17 by 바람의종
    Views 7898 

    굴착기, 굴삭기, 레미콘

  8. No Image 14Oct
    by 바람의종
    2008/10/14 by 바람의종
    Views 6782 

    졸이다, 조리다

  9. No Image 14Oct
    by 바람의종
    2008/10/14 by 바람의종
    Views 10990 

    빌어, 빌려

  10. No Image 14Oct
    by 바람의종
    2008/10/14 by 바람의종
    Views 7441 

    메다, 매다

  11. No Image 13Oct
    by 바람의종
    2008/10/13 by 바람의종
    Views 7725 

    즐겁다, 기쁘다

  12. No Image 13Oct
    by 바람의종
    2008/10/13 by 바람의종
    Views 9948 

    눈꼽, 눈쌀, 등살

  13. No Image 13Oct
    by 바람의종
    2008/10/13 by 바람의종
    Views 7064 

    자리 매김

  14. No Image 11Oct
    by 바람의종
    2008/10/11 by 바람의종
    Views 9152 

    벌이다, 벌리다

  15. No Image 11Oct
    by 바람의종
    2008/10/11 by 바람의종
    Views 7068 

    구설수

  16. No Image 11Oct
    by 바람의종
    2008/10/11 by 바람의종
    Views 7810 

    해거름, 고샅

  17. No Image 10Oct
    by 바람의종
    2008/10/10 by 바람의종
    Views 10511 

    삭이다, 삭히다 / 썩히다, 썩이다 / 박히다, 박이다

  18. No Image 07Oct
    by 바람의종
    2008/10/07 by 바람의종
    Views 7382 

    세리머니

  19. No Image 04Oct
    by 바람의종
    2008/10/04 by 바람의종
    Views 8619 

    용트림, 용틀임

  20. No Image 04Oct
    by 바람의종
    2008/10/04 by 바람의종
    Views 7863 

    동포, 교포

  21. No Image 04Oct
    by 바람의종
    2008/10/04 by 바람의종
    Views 9298 

    량, 양 (量)

  22. No Image 01Oct
    by 바람의종
    2008/10/01 by 바람의종
    Views 12900 

    물을 길러, 라면이 불기 전에

  23. No Image 01Oct
    by 바람의종
    2008/10/01 by 바람의종
    Views 7896 

    ~에, ~에게, ~한테, ~더러

  24. No Image 01Oct
    by 바람의종
    2008/10/01 by 바람의종
    Views 6681 

    가르치다, 가리키다

  25. No Image 30Sep
    by 바람의종
    2008/09/30 by 바람의종
    Views 4833 

    숫컷, 숫소?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57 58 59 60 61 62 63 64 65 66 67 68 69 70 71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