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11.15 15:06

벗어지다, 벗겨지다

조회 수 8003 추천 수 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벗어지다, 벗겨지다

일반적으로 머리 숱이 적은 사람을 가리켜 '머리가 벗겨졌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는 틀린 말이다. 머리가 벗겨지면 큰일난다. '머리가 벗어졌다'고 해야 옳다. '벗겨지다'는 '덮이거나 씌워진 물건이 외부의 힘에 의해 떼어지거나 떨어지다'(신발이 꽉 끼어 잘 벗겨지지 않는다), '사실이 밝혀져 죄나 누명 따위에서 벗어나다'(죽어서야 자식들에 의해 오명이 벗겨졌다)의 뜻인 반면, '벗어지다'는 '덮이거나 씌워진 물건이 흘러내리거나 떨어져 나가다'(신발이 커서 자꾸 벗어진다), '머리카락이나 몸의 털 따위가 빠지다'(머리가 벗어지다), '피부나 거죽 따위가 깎이거나 일어나다'(넘어져서 무릎이 벗어졌다), '때나 기미 따위가 없어져 미끈하게 되다'(촌티가 벗어지다)의 뜻이다.

'벗겨지다'는 '벗다'의 사동사 '벗기다'에, '벗어지다'는 '벗다'에 피동의 뜻을 가진 '-어지다'가 붙은 말이다. 그러므로 외부의 강제적인 힘에 의한 경우라면 '벗겨지다'라고 쓸 수 있지만, 강제적인 힘이 아니라면 '벗어지다'라고 써야 옳다.

첫 문장에서처럼 '머리가 벗겨졌다'고 하면 외부의 강제적인 힘에 의해 머리 가죽이 벗겨졌다는 끔찍한(?) 뜻이 되고 만다. 그 밖에 '옷이 커서 자꾸 벗겨진다/햇빛에 그을어 살갗이 벗겨진다'처럼 일반 사람들이 강제성이 없는 경우에도 '벗어지다'보다 '벗겨지다'를 훨씬 더 많이 쓰고 있지만 이는 어법에 어긋난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30241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77000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191755
2112 평가하다, 때문에 바람의종 2008.11.21 7414
2111 왕따, 가마리 바람의종 2008.11.21 6393
2110 ~로부터 바람의종 2008.11.21 6538
2109 고개를 떨구다 바람의종 2008.11.20 12266
2108 오랫만, 오랜만 바람의종 2008.11.20 14692
2107 젠 스타일 바람의종 2008.11.20 7451
2106 어거지, 억지 바람의종 2008.11.19 6617
2105 핸드폰, 휴대전화 바람의종 2008.11.19 6607
2104 소고기, 쇠고기 바람의종 2008.11.19 7163
2103 니가, 지가 바람의종 2008.11.18 5255
2102 성은, 승은, 사약 바람의종 2008.11.18 7327
2101 외곬, 외골수 바람의종 2008.11.18 7753
2100 먹거리, 먹을거리 바람의종 2008.11.16 6004
2099 갈매기살, 제비추리, 토시살 바람의종 2008.11.16 8562
2098 시간, 시각 바람의종 2008.11.16 6500
» 벗어지다, 벗겨지다 바람의종 2008.11.15 8003
2096 자문 바람의종 2008.11.15 5147
2095 가능한, 가능한 한 바람의종 2008.11.15 7525
2094 애매모호 바람의종 2008.11.14 5179
2093 잇달다, 잇따르다 바람의종 2008.11.14 8098
2092 'ㅣ'모음 역행동화 바람의종 2008.11.14 6818
2091 지긋이, 지그시 바람의종 2008.11.13 10391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54 55 56 57 58 59 60 61 62 63 64 65 66 67 68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