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1.15 05:00

그치다와 마치다

조회 수 7132 추천 수 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그치다와 마치다

‘그치다’나 ‘마치다’나 모두 이어져 오던 무엇이 더는 이어지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어져 오던 것이므로 시간의 흐름에 얽혔고, 사람의 일이거나 자연의 움직임에 두루 걸쳐 있다. 그러나 이들 두 낱말은 서로 넘나들 수 없는 저마다의 뜻을 지니고 있으니, 서로 넘나들 수 없게 하는 잣대는 과녁이다.

과녁을 세워놓고 이어지던 무엇이 과녁을 맞춰서 이어지지 않으면 ‘마치다’를 쓴다. 과녁 없이 저절로 이어지던 무엇은 언제나 이어지기를 멈출 수 있고, 이럴 적에는 ‘그치다’를 쓴다. 자연은 엄청난 일을 쉬지 않고 이루지만 과녁 같은 것은 세우지 않으므로 자연의 모든 일과 흐름에는 ‘그치다’는 있어도 ‘마치다’는 없다. 비도 그치고 바람도 그치고 태풍도 그치고 지진도 그친다. 과녁을 세워놓고 이어지는 무엇은 사람에게만 있는 것이나, 사람 일이라고 모두 과녁을 세우는 건 아니다. 그래서 사람의 일이나 움직임에는 ‘그치다’도 있고 ‘마치다’도 있다. 울던 울음을, 웃던 웃음도, 하던 싸움도 그치지만, 학교 수업을, 군대 복무도 마치고, 가을걷이를 다하면 한 해 농사도 마친다.

이어져 오던 무엇이 더는 이어지지 않는다는 뜻으로 ‘끝나다’와 ‘끝내다’도 쓴다. 물론 저절로 이어지지 않으면 ‘끝나다’고, 사람이 마음을 먹고 이어지지 않도록 하면 ‘끝내다’다. 이들 두 낱말은 과녁이 있는지 없는지를 가리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뜻을 지니고 마음을 먹었느냐 아니냐를 가려서 쓰는 것이다.

김수업/우리말교육대학원장


  1. No Image notice by 바람의종 2006/09/16 by 바람의종
    Views 30016 

    ∥…………………………………………………………………… 목록

  2.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3. No Image notice by 風磬 2006/09/09 by 風磬
    Views 191591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4. No Image 12Jan
    by 바람의종
    2008/01/12 by 바람의종
    Views 7324 

    울과 담

  5. No Image 12Jan
    by 바람의종
    2008/01/12 by 바람의종
    Views 7649 

    고양이

  6. No Image 12Jan
    by 바람의종
    2008/01/12 by 바람의종
    Views 6182 

    서울

  7. No Image 13Jan
    by 바람의종
    2008/01/13 by 바람의종
    Views 6055 

    말높이기

  8. No Image 13Jan
    by 바람의종
    2008/01/13 by 바람의종
    Views 7168 

    맞부닥치다

  9. No Image 13Jan
    by 바람의종
    2008/01/13 by 바람의종
    Views 6460 

    가와 끝

  10. No Image 14Jan
    by 바람의종
    2008/01/14 by 바람의종
    Views 7633 

    열쇠

  11. No Image 14Jan
    by 바람의종
    2008/01/14 by 바람의종
    Views 8410 

    예천과 물맛

  12. No Image 14Jan
    by 바람의종
    2008/01/14 by 바람의종
    Views 7867 

    과거시제

  13. No Image 15Jan
    by 바람의종
    2008/01/15 by 바람의종
    Views 8467 

    쓸어올리다

  14. No Image 15Jan
    by 바람의종
    2008/01/15 by 바람의종
    Views 7132 

    그치다와 마치다

  15. No Image 15Jan
    by 바람의종
    2008/01/15 by 바람의종
    Views 6906 

    쇠뜨기

  16. No Image 16Jan
    by 바람의종
    2008/01/16 by 바람의종
    Views 6430 

    여우골과 어린이말

  17. No Image 16Jan
    by 바람의종
    2008/01/16 by 바람의종
    Views 7342 

    미래시제

  18. No Image 16Jan
    by 바람의종
    2008/01/16 by 바람의종
    Views 5499 

    물혹

  19. No Image 17Jan
    by 바람의종
    2008/01/17 by 바람의종
    Views 7356 

    굴레와 멍에

  20. No Image 17Jan
    by 바람의종
    2008/01/17 by 바람의종
    Views 7339 

    나무노래

  21. No Image 18Jan
    by 바람의종
    2008/01/18 by 바람의종
    Views 6598 

    압록강과 마자수

  22. No Image 18Jan
    by 바람의종
    2008/01/18 by 바람의종
    Views 6607 

    성별 문법

  23. No Image 18Jan
    by 바람의종
    2008/01/18 by 바람의종
    Views 9941 

    윽박

  24. No Image 19Jan
    by 바람의종
    2008/01/19 by 바람의종
    Views 3869 

    말과 글

  25. No Image 19Jan
    by 바람의종
    2008/01/19 by 바람의종
    Views 5706 

    며느리밥풀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