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지털이, 재털이
집 안에 봄을 들이기 위한 손길이 분주하다. 창문을 활짝 열고 구석구석 쌓인 먼지를 떨어내는 것을 시작으로 두꺼운 옷가지를 정리하면 봄맞이 대청소 끝-. 뽀얗게 얼굴을 씻은 커튼 사이로 밀려드는 봄바람에 마음까지 보송보송하다. 청소할 때 먼지를 떼어 내는 것을 '먼지를 털다'로, 그때 이용하는 도구를 '먼지털이'로 쓰는 사람이 적지 않다. 그러나 이는 '먼지를 떨다' '먼지떨이'의 잘못된 표현이다. 담뱃재와 관련해서도 '담뱃재를 털다' '재털이'라고 많이 쓰지만 '담뱃재를 떨다' '재떨이'가 바른 표기다. '떨다'는 붙어 있거나 달려 있는 걸 쳐서 떼어 내다는 뜻으로 이물질이 떨어지게 하는 것, '털다'는 이물질이 떨어지도록 흔들거나 차는 행위를 말하는 것으로 구별해 써야 한다. 먼지를 떨기 위해(떨어지게 하려고) 옷을 털고 담뱃재를 떨기 위해 담배를 터는 것으로 그 대상이 다르다. "그는 먼지가 잔뜩 묻은 옷을 털며 일어섰다/식당에 들어가기 전에 옷의 먼지부터 떨어라" "노인은 곰방대를 털며 옛날이야기를 꺼냈다/담뱃재는 재떨이에 떨어라" "벼를 힘껏 털면 이삭이 떨어지겠지/밤나무의 밤을 떨어 구워 먹던 그때가 그립다"처럼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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