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센트포인트
서울시장 선거가 마무리되었다.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는 186만7880표를, 무소속 박원순 후보는 215만8476표를 얻었다. 두 후보의 득표 차이는 29만596표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발표한 두 후보의 최종 득표율은 각각 46.21퍼센트와 53.40퍼센트로 지상파 방송 3사의 출구조사 결과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 결과 박원순 후보는 서울시장이 되었다. 새삼 개표 결과를 정리하며 뒷북을 치는 까닭은 퍼센트, 퍼센트포인트 차이를 짚어보기 위해서이다.
퍼센트는 ‘백분율을 나타내는 단위로 기호는 %’이고 퍼센트포인트는 ‘백분율로 나타낸 수치가 이전 수치에 비해 증가하거나 감소한 양’(표준국어대사전)이다. 임금 인상률이 10%에서 15%로 늘었다면, 퍼센트포인트로는 (불과) 5퍼센트포인트가 늘어난 것이지만 퍼센트로는 (무려) 50퍼센트나 증가한 것이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 나선 두 후보의 득표율 차이는 53.40%에서 46.21%를 뺀 7.19%포인트이고 박원순 후보는 나경원 후보보다 15.56% 표를 더 얻었다. 이렇듯 여론조사와 물가 상승률 따위의 통계 수치를 다룰 때 헷갈리면 안 되는 게 퍼센트와 퍼센트포인트이다. 셈법에 따라 ‘체감 효과’가 달라지기도 하고.
퍼센트와 같은 뜻으로 쓰는 ‘프로’는 어찌 다루어야 할까. 이 말은 네덜란드어 ‘프로센트’(Procent)가 일본을 거쳐 우리나라에 들어온 표현이다. 일본이 개항 초기에 서양문물을 받아들인 주요 창구는 네덜란드였고 이 나라의 한자 음역어인 화란(和蘭)에서 들어온 학문인 난학(蘭學)은 곧 서양학문을 뜻했다. 이 땅에 ‘프로’를 넘겨준 일본은 요즘 ‘프로’보다 ‘퍼센트’(パ─セント)를 많이 쓴다.
백분율과 한뜻인 퍼센티지는 외래어로 인정하지만 같은 뜻으로 쓰고 있는 ‘프로티지(프로테이지)’는 바르지 않은 표현이다. 마일리지(mileage)처럼 무엇의 ‘양’을 나타내는 영어 접미사 ‘-age’를 네덜란드어가 어원인 ‘프로’에 붙여 만든 얼치기 말이기 때문이다.
강재형/미디어언어연구소장·아나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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