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12.26 07:38

지리하다, 지루하다

조회 수 10805 추천 수 1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지리하다, 지루하다

일반적으로 시간은 과거에서 현재로, 그리고 미래로 흘러가는 것으로 이해된다. 하지만 미래에서 현재로, 그리고 현재에서 과거로 흘러가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우리가 인식하는 자연적인 시간의 길이 또한 균일하지 않다. '일장춘몽(一場春夢)'과 '일일여삼추(一日如三秋)' 이 두 표현에는 시간에 대한 인간의 다른 인식이 잘 나타나 있다. '일장춘몽'(한바탕의 봄꿈)에서 볼 수 있듯이 70~80년의 인생도 잠깐 꾼 한바탕의 봄꿈과 같은 것이다. 반면 몹시 애태우며 기다리는 시간이 얼마나 초조했으면 '일일여삼추'(하루가 3년 같다)에서처럼 하루를 3년같이 느끼겠는가. 이처럼 물리적으로 동일한 시간의 양(量)이라 해도 재미있고 즐거운 시간은 순식간에 지나가 얼마 되지 않은 것처럼 느끼고, 관심이 없거나 흥미 없는 일과 관련해선 그 시간을 매우 지루하게 느끼게 된다.

'의료사고로 아들을 잃은 아버지는 병원과의 지리한 법정 싸움 끝에 결국 승소했다.' '가뭄 끝에 내리는 단비와 달리 지리한 장맛비는 애물단지 그 자체다.' '지리한 일상에서의 탈출을 꿈꾸는 직장인들에게 이것은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같은 상태가 너무 오래 계속돼 넌더리가 나고 따분하다'는 뜻으로 '지리하다'를 쓰는 것은 잘못이다. '지루하다'로 고쳐야 한다. 표준어 규정 제11항에는 모음의 발음 변화를 인정하여, 발음이 바뀌어 굳어진 형태를 표준어로 삼는다고 돼 있다. '상치'가 '상추'로, '미싯가루'가 '미숫가루'로 바뀐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1. ∥…………………………………………………………………… 목록

    Date2006.09.16 By바람의종 Views30247
    read more
  2.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Date2007.02.18 By바람의종 Views177005
    read more
  3.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Date2006.09.09 By風磬 Views191762
    read more
  4. 알은척 / 아는 척

    Date2009.02.07 By바람의종 Views10788
    Read More
  5. 가겠소 / 가겠오

    Date2009.02.07 By바람의종 Views7542
    Read More
  6. 재(齋)/제(祭)

    Date2009.02.07 By바람의종 Views10865
    Read More
  7. 수육, 편육, 제육

    Date2009.02.05 By바람의종 Views10249
    Read More
  8. 단음절 띄어쓰기

    Date2009.02.05 By바람의종 Views8438
    Read More
  9. 하락세로 치닫다

    Date2009.02.05 By바람의종 Views12970
    Read More
  10. 머지않아/멀지않아

    Date2009.02.04 By바람의종 Views10193
    Read More
  11. 실업난

    Date2009.02.04 By바람의종 Views8498
    Read More
  12. 색감

    Date2009.02.04 By바람의종 Views6352
    Read More
  13. 경사가 가파라서

    Date2009.02.03 By바람의종 Views11785
    Read More
  14. 담배를 피다

    Date2009.02.03 By바람의종 Views11157
    Read More
  15. 배식

    Date2009.02.03 By바람의종 Views7457
    Read More
  16. 어리숙, 허수룩 / 텁수룩, 헙수룩

    Date2009.02.02 By바람의종 Views9162
    Read More
  17. ~마라 / ~말라

    Date2009.02.02 By바람의종 Views9455
    Read More
  18. 흉칙하다

    Date2009.02.02 By바람의종 Views15707
    Read More
  19. 승락, 승낙

    Date2008.12.28 By바람의종 Views13616
    Read More
  20. 삐지다, 삐치다

    Date2008.12.28 By바람의종 Views12024
    Read More
  21. 기지개를 펴다, 피해를 입다

    Date2008.12.28 By바람의종 Views10998
    Read More
  22. 늑장, 늦장/터뜨리다, 터트리다/가뭄, 가물

    Date2008.12.27 By바람의종 Views13773
    Read More
  23. 간(間)의 띄어쓰기

    Date2008.12.27 By바람의종 Views11429
    Read More
  24. 쌓인, 싸인

    Date2008.12.27 By바람의종 Views22997
    Read More
  25. 지리하다, 지루하다

    Date2008.12.26 By바람의종 Views10805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51 52 53 54 55 56 57 58 59 60 61 62 63 64 65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