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0.06 16:14
미닫이, 여닫이, 빼닫이
조회 수 13257 추천 수 2 댓글 0
미닫이, 여닫이, 빼닫이
오래전 한 초등학교 국어시험에 이런 문제가 나왔다. ''미닫이'를 소리 나는 대로 적으시오.' 나중에 학생들의 답안지를 채점하던 선생님은 한 학생이 쓴 답을 읽고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드르륵'이 적혀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우스개다.
방향에 따라 밀거나 당겨서 열고 닫는 문이나 창 따위를 '미닫이' 또는 '여닫이'라 한다. '이 출입구는 단(段) 차이나 턱이 없어야 하고 미닫이보다 여닫이가 적합하다'처럼 쓰인다. 미닫이, 여닫이와 같은 형태의 말이 또 있다. '빼닫이'다. '빼고 넣을 수 있는 서랍'을 뜻하는 경상도 사투리다. '서쪽으로 머리를 둘 때, 바른편에는 조그만 탁자가 있고 왼쪽에는 노란 칠을 한 빼닫이가 달린 옷장. 아궁이는 바른쪽 탁자의 바로 뒷벽에 붙어 있다'(김수영, 「이 일 저 일」 중)와 같은 예를 볼 수 있다.
소리글자인데도 한글은 대상을 가리켜 표현해 내는 능력이 아주 뛰어나다고 할 수 있다. '빼닫이'는 '서랍'보다 훨씬 직접적이다. '빼고 닫는다'는 동작이 낱말에 그대로 살아있기 때문이다. 미닫이, 여닫이, 반닫이, 가로닫이, 내리닫이는 표준어인데 '빼닫이'만 사투리로 버려두기엔 아까운 말이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공지 | ∥…………………………………………………………………… 목록 | 바람의종 | 2006.09.16 | 30818 |
공지 |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 바람의종 | 2007.02.18 | 177712 |
공지 |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 風磬 | 2006.09.09 | 192362 |
2464 | 흐리멍텅하다 | 바람의종 | 2009.11.09 | 13030 |
2463 | 뒷자석, 뒤 자석, 뒷번호, 뒤 번호 | 바람의종 | 2009.11.08 | 11020 |
2462 | 그러기(그렇기) 때문에 | 바람의종 | 2009.11.08 | 12524 |
2461 | 유해 식품, 위해 식품 | 바람의종 | 2009.11.08 | 9739 |
2460 | 맨들맨들, 반들반들, 번들번들, 미끌, 미끈 | 바람의종 | 2009.11.03 | 12320 |
2459 | 께, 쯤, 가량, 무렵, 경 | 바람의종 | 2009.11.03 | 12072 |
2458 | 늘상, 노상, 천상, 천생 | 바람의종 | 2009.11.03 | 13950 |
2457 | 아다시피, 아시다시피, 알다시피 | 바람의종 | 2009.10.28 | 11404 |
2456 | 전향적? | 바람의종 | 2009.10.28 | 10927 |
2455 | 갈기갈기, 갈래갈래, 갈갈이, 갈가리 | 바람의종 | 2009.10.28 | 10538 |
2454 | 무료와 공짜 | 바람의종 | 2009.10.27 | 8719 |
2453 | 눈시울, 눈자위, 눈두덩 | 바람의종 | 2009.10.27 | 11589 |
2452 | 뿐만 아니라, 때문에 | 바람의종 | 2009.10.27 | 10440 |
2451 | 모둠, 모듬 | 바람의종 | 2009.10.08 | 10040 |
2450 | 마냥, 모양 | 바람의종 | 2009.10.08 | 7487 |
2449 | 아무, 누구 | 바람의종 | 2009.10.08 | 8919 |
2448 | 물다, 쏘다 | 바람의종 | 2009.10.07 | 8448 |
2447 | 너비, 넓이 | 바람의종 | 2009.10.07 | 10775 |
2446 | "~하에" | 바람의종 | 2009.10.07 | 12750 |
» | 미닫이, 여닫이, 빼닫이 | 바람의종 | 2009.10.06 | 13257 |
2444 | 어느, 어떤 | 바람의종 | 2009.10.06 | 7804 |
2443 | 빗어 주다, 빗겨 주다 | 바람의종 | 2009.10.06 | 1567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