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회 수 11553 추천 수 6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가엾은/가여운, 서럽다/서러운, 여쭙다/여쭈다

성탄절이 가까워지면서 밤거리에 나서면 나무며 건물에 네온 장식이 찬란하다. 아름다운 불빛을 보며 사람들은 잠시 시름을 잊는다. 그러나 화려한 저 불빛에 눈길을 줄 여유조차 없는 가엾은 이도 많다. 얼마 전 장애인 부모를 둔 다섯 살짜리 어린애가 영양실조로 죽었다는 뉴스가 있었다. 아이의 부모는 어려운 생활을 하면서도 장애인 등록이나 기초생활 수급 신청 방법을 잘 몰라 하지 못했다. 어렵다 해도 여전히 먹을 것은 남아도는 이 시대에 아이가 굶어 죽을 때까지 몰랐다니. 이웃에 무심했음을 반성하게 하는 소식이다.

마음이 아플 만큼 딱하고 불쌍함을 표현할 때 '가엾은' 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고 '가여운' 이라고 쓰는 사람도 있다. 어떻게 쓰는 게 맞는 것일까. 이 경우는 고민할 필요가 없다. 둘 다 맞다. '가엾다'와 '가엽다'가 복수표준어이기 때문이다. '가엾다'에서 활용하면 '가엾어, 가엾으면, 가엾고, 가엾은'이 되고 '가엽다'에서 활용하면 '가여워, 가여우면, 가엽고, 가여운'이 된다.

이와 비슷한 사례를 더 찾아보자. 우선 '서럽다/섧다'를 들 수 있다. '서럽다'에서 활용하면 '서러워, 서러우면, 서럽고, 서러운'이 되고 '섧다'에서 활용하면 '설워, 설우면, 섧고, 설운'이 된다.

'여쭈다/여쭙다'도 둘 다 표준어다. 그래서 '여쭈어, 여쭈면, 여쭈고'와 '여쭈워, 여쭈우면, 여쭙고'의 형태를 다 쓸 수 있다. 자선냄비의 종소리가 발길을 붙잡는 세밑이다. 가여운 사람들에게 나눔의 손길이 분주했으면 좋겠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35984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82434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197345
2794 통째/통채 바람의종 2008.09.03 11583
2793 '구정'은 일본식 표기 바람의종 2012.09.13 11580
2792 삼천포로 빠지다 바람의종 2008.01.17 11577
2791 허리를 곧게 피다 바람의종 2012.05.03 11577
2790 안 되다와 안되다 바람의종 2010.05.13 11576
2789 물고를 내다 바람의종 2008.01.08 11574
2788 설화, 눈꽃, 상고대, 서리꽃 바람의종 2010.01.27 11568
2787 '막' 띄어쓰기 바람의종 2009.09.22 11565
» 가엾은/가여운, 서럽다/서러운, 여쭙다/여쭈다 바람의종 2009.06.29 11553
2785 아양 바람의종 2010.05.17 11548
2784 닐리리, 하니바람, 띠어쓰기, 무니 바람의종 2009.11.15 11547
2783 볏과 벼슬 바람의종 2011.11.17 11540
2782 동냥 바람의종 2010.04.24 11539
2781 스포츠 중계 바람의종 2012.08.17 11531
2780 겁나게 퉁겁지라! 바람의종 2010.05.11 11529
2779 노닐다 바람의종 2010.08.25 11527
2778 ㅂ불규칙 활용 바람의종 2010.04.23 11526
2777 민초, 백성, 서민 바람의종 2009.09.22 11521
2776 꺼려하다, 꺼리다 바람의종 2011.12.27 11520
2775 커피샵 바람의종 2010.10.04 11519
2774 신문과 심문 바람의종 2010.08.14 11513
2773 뱉어라, 뱉아라, 뺏어라, 뺏아라, 맺어라, 맺아라 바람의종 2009.11.12 11507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23 24 25 26 27 28 29 30 31 32 33 34 35 36 37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