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1.11.20 15:25

가라, 와라

조회 수 9448 추천 수 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가라, 와라

ㄱ. 얘, 늦었다. 빨리 가라.
ㄴ. 그, 모든 쇠붙이는 가라. (신동엽의 시, 껍데기는 가라)

ㄱ의 '가라'와 ㄴ의 '가라'는 형태는 같지만 쓰임의 차이가 있다. 앞의 것은 입말로서 '해라'체이고 뒤의 것은 글말로서 '하라'체이다. 그런데 ㄱ의 '가라'는 '가거라'로 고쳐 써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곤 한다. 학교 문법에서는 '가다'를 '거라' 불규칙 동사로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주장은 "지금 빨리 와라."의 '와라'에도 똑같이 적용될 수 있다. '오다'는 '너라' 불규칙 동사이므로 "지금 빨리 오너라."로 고쳐 써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거라' 또는 '너라' 불규칙은 글말이 아닌 입말에서는 이미 그 힘을 잃어 가고 있다. '가거라, 오너라'는 권위적 상하 관계에서나 제한적으로 쓰일 뿐, 대부분의 화자들은 '가라, 와라'를 더 즐겨 쓰고 있다. 특히, 어미 '-거라'는 '가다, 자다' 등의 극히 한정된 동사에 국한되지 않고 광범위한 동사와 결합한다는 점에서 더 이상 불규칙 현상으로 보기 어렵게 되었다. 사극이나 역사 소설에서 빈출하는 '앉거라, 듣거라, 섰거라, 닥치거라, 참거라, 읽거라'의 '-거라'는 불규칙 활용이라기보다는 '-아라/어라'의 권위적 표현에 가깝다.

안상순(사전편찬가)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29619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76478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191231
2794 전화 받다 / 전화받다 바람의종 2011.11.24 10216
2793 철장신세 바람의종 2011.11.21 10557
2792 캥기다 바람의종 2011.11.21 13063
2791 친구이다 바람의종 2011.11.20 11716
» 가라, 와라 바람의종 2011.11.20 9448
2789 거꾸로 / 반대로 바람의종 2011.11.17 11737
2788 집히다 / 짚이다 바람의종 2011.11.17 13312
2787 지천에 폈다 바람의종 2011.11.16 10368
2786 계피떡 바람의종 2011.11.16 11802
2785 초생달 / 초승달, 으슥하다 / 이슥하다, 비로소 / 비로서 바람의종 2011.11.15 18636
2784 빼았기다 / 빼앗기다 바람의종 2011.11.15 11947
2783 엄한 사람 잡는다 바람의종 2011.11.14 9024
2782 거시기 바람의종 2011.11.14 10375
2781 아구, 쭈꾸미 바람의종 2011.11.13 9879
2780 백넘버, 노게임 바람의종 2011.11.13 7889
2779 쌍둥밤 / 쌍동밤 바람의종 2011.11.11 9462
2778 억지조어 바람의종 2011.11.11 7752
2777 푸르름 바람의종 2011.11.10 8969
2776 暴 (포와 폭) 바람의종 2011.11.10 14871
2775 면면이, 면면히 바람의종 2011.10.27 10812
2774 강냉이, 옥수수 바람의종 2011.10.27 9726
2773 은폐, 은닉 바람의종 2011.10.25 10735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23 24 25 26 27 28 29 30 31 32 33 34 35 36 37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