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1.11.16 14:55

지천에 폈다

조회 수 10364 추천 수 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지천에 폈다

봄은 마음에서 먼저 시작된다. 개나리가 담장을 기웃거리고 진달래가 산허리를 수줍게 감싸기 전에 마음은 황망히 음습한 겨울을 밀어내고 봄맞이 채비를 서두른다. 그러나 올해는 봄꽃이 한발 앞서 계절을 알려 왔다. 남부 지방은 물론 설악산에도 야생화가 지천으로 피었다는 소식이다. '지천'은 '매우 흔하다'는 뜻으로 "마을 뒷산에는 갖가지 들꽃과 봄나물이 지천이다" "예년보다 한 달가량 일찍 설악산 국립공원에 현호색.노루귀 등이 지천으로 피어 등산객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와 같이 쓰인다. 주로 서술격조사 '-이다'나 부사격조사 '-(으)로'를 붙여 '지천이다' '지천으로'의 꼴로 사용하는데 이를 '지천에'로 잘못 표현하는 경우를 종종 본다.

"봄이면 진달래와 아카시아 꽃이 지천에 피어 마을은 온통 달콤한 꽃향기로 가득 찼다" "옛사람들은 봄이 되면 지천에 깔린 나물을 뜯어 반찬을 해 먹었다" "길가의 화단 등 지천에 널린 게 꽃이건만 꽃을 찾아 나선 상춘객들로 고속도로는 연일 붐빈다"처럼 쓰고 있지만 '지천으로'로 고쳐야 한다. '지천'의 한자어를 '땅과 하늘(地天)'로 생각해 '곳곳에' 정도의 의미로 사용하는 것으로 보이나 '지천(至賤)'은 사물이 여기저기 아주 흔하게 있는 상태를 가리키는 말로 '-으로'를 붙여 쓰는 게 자연스럽다. "지리산 자락에 지천으로 핀 산수유 꽃이 화사한 봄 빛깔을 뽐내기 시작했다"와 같이 표현하거나 아예 쉬운 말로 풀어 쓰는 게 좋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29296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76110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190914
2794 전화 받다 / 전화받다 바람의종 2011.11.24 10212
2793 철장신세 바람의종 2011.11.21 10557
2792 캥기다 바람의종 2011.11.21 13059
2791 친구이다 바람의종 2011.11.20 11716
2790 가라, 와라 바람의종 2011.11.20 9445
2789 거꾸로 / 반대로 바람의종 2011.11.17 11733
2788 집히다 / 짚이다 바람의종 2011.11.17 13304
» 지천에 폈다 바람의종 2011.11.16 10364
2786 계피떡 바람의종 2011.11.16 11800
2785 초생달 / 초승달, 으슥하다 / 이슥하다, 비로소 / 비로서 바람의종 2011.11.15 18632
2784 빼았기다 / 빼앗기다 바람의종 2011.11.15 11947
2783 엄한 사람 잡는다 바람의종 2011.11.14 9024
2782 거시기 바람의종 2011.11.14 10375
2781 아구, 쭈꾸미 바람의종 2011.11.13 9879
2780 백넘버, 노게임 바람의종 2011.11.13 7889
2779 쌍둥밤 / 쌍동밤 바람의종 2011.11.11 9462
2778 억지조어 바람의종 2011.11.11 7750
2777 푸르름 바람의종 2011.11.10 8965
2776 暴 (포와 폭) 바람의종 2011.11.10 14868
2775 면면이, 면면히 바람의종 2011.10.27 10807
2774 강냉이, 옥수수 바람의종 2011.10.27 9726
2773 은폐, 은닉 바람의종 2011.10.25 10727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23 24 25 26 27 28 29 30 31 32 33 34 35 36 37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