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5.01 14:34
'자처'와 '자청'
조회 수 9009 추천 수 29 댓글 0
'자처'와 '자청'
"이 광고를 촬영할 때 '가게가 예쁘게 나오도록 하려면 여기서 찍어'라며 카메라 각도를 알려주고 '소쿠리는 이게 제격이지'라며 화면에 나오면 좋을 것 같은 소품을 집에서 갖고 오는 등 마을 주민들이 조감독 역을 자처했다."
위 예문에서 '조감독 역을 자처했다'는 제대로 쓰인 것일까. '자처'와 '자청'은 자칫 헷갈리기 쉬운 단어들이다. '자처(自處)는 '자기를 어떤 사람으로 여겨 그렇게 처신함'이라는 뜻이다. 이에 비해 자청(自請)은 '어떤 일에 나서기를 스스로 청함'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위 글에서는 마을 사람들이 자신을 조감독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자기 마을에서 광고를 찍으니 기뻐서 스스로 나서 조감독처럼 도와주는 것일 뿐이다. 이럴 경우는 ''조감독 역을 자처했다''가 아니라 ''조감독 역을 자청했다''로 하는 것이 옳다.
"공자는 주(周) 문왕(文王)의 정신적 계승자를 자처했다." "공형진은 좋은 연극을 할 요량으로 극단 ''유''의 막내 단원 되기를 자청했다." 이 두 예문에서는 자처와 자청이 바르게 쓰였다. 공자는 스스로를 문왕의 정신적 계승자로 생각하고 있고, 공형진은 연극을 하기 위해 자기가 원해서 고달픈 막내 단원이 되려는 것이다.
다시 정리하면 '자신이 어떤 인물이라고 생각하고 그렇게 행동하는 것'이 자처라면 '어떤 일을 맡아서 하겠다고 스스로 나서는 것'이 자청이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공지 | ∥…………………………………………………………………… 목록 | 바람의종 | 2006.09.16 | 29266 |
공지 |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 바람의종 | 2007.02.18 | 176062 |
공지 |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 風磬 | 2006.09.09 | 190872 |
2794 | 전화 받다 / 전화받다 | 바람의종 | 2011.11.24 | 10212 |
2793 | 철장신세 | 바람의종 | 2011.11.21 | 10557 |
2792 | 캥기다 | 바람의종 | 2011.11.21 | 13059 |
2791 | 친구이다 | 바람의종 | 2011.11.20 | 11716 |
2790 | 가라, 와라 | 바람의종 | 2011.11.20 | 9445 |
2789 | 거꾸로 / 반대로 | 바람의종 | 2011.11.17 | 11733 |
2788 | 집히다 / 짚이다 | 바람의종 | 2011.11.17 | 13304 |
2787 | 지천에 폈다 | 바람의종 | 2011.11.16 | 10361 |
2786 | 계피떡 | 바람의종 | 2011.11.16 | 11800 |
2785 | 초생달 / 초승달, 으슥하다 / 이슥하다, 비로소 / 비로서 | 바람의종 | 2011.11.15 | 18632 |
2784 | 빼았기다 / 빼앗기다 | 바람의종 | 2011.11.15 | 11947 |
2783 | 엄한 사람 잡는다 | 바람의종 | 2011.11.14 | 9022 |
2782 | 거시기 | 바람의종 | 2011.11.14 | 10375 |
2781 | 아구, 쭈꾸미 | 바람의종 | 2011.11.13 | 9879 |
2780 | 백넘버, 노게임 | 바람의종 | 2011.11.13 | 7889 |
2779 | 쌍둥밤 / 쌍동밤 | 바람의종 | 2011.11.11 | 9462 |
2778 | 억지조어 | 바람의종 | 2011.11.11 | 7750 |
2777 | 푸르름 | 바람의종 | 2011.11.10 | 8965 |
2776 | 暴 (포와 폭) | 바람의종 | 2011.11.10 | 14868 |
2775 | 면면이, 면면히 | 바람의종 | 2011.10.27 | 10807 |
2774 | 강냉이, 옥수수 | 바람의종 | 2011.10.27 | 9726 |
2773 | 은폐, 은닉 | 바람의종 | 2011.10.25 | 107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