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월, 육월, 오뉴월
[우리말바루기] 유월, 육월, 오뉴월
어느덧 유월도 중순을 넘어 여름으로 성큼 다가서고 있다. 벌써 한낮의 기온은 30도를 웃돌고 있다. 음력으로도 '오뉴월 더위에는 염소 뿔이 물러 빠진다'는 오뉴월로 접어들었다.
'오뉴월'은 오월과 유월을 함께 뜻하며, 여름 한철을 일컫는 말이다. 6월을 일월.삼월.팔월처럼 '육월'이라 하지 않고 '유월'로, '오육월'을 '오뉴월'로 부르는 이유는 무엇일까. '육월'이나 '오육월'로 쓰면 어떻게 될까. 한자어는 본음으로도, 속음으로도 발음한다. 속음은 본음과 달리 일반 사회에서 널리 쓰는 음을 뜻한다. '육월(六月)'을 '유월'로, '오육월'을 '오뉴월'로 읽는 것이 대표적이다. 이 경우 받침이 없는 것이 발음하기 쉽기 때문이다.
음을 매끄럽게 한다는 의미에서 이런 변화를 '활음조(滑音調)' 현상이라 한다. 인접한 음소들 사이에서 모음조화나 자음동화, 모음 충돌을 피하기 위한 매개 자음 삽입 등의 형태로 활음조 현상이 일어난다.
'유월'과 마찬가지로 '십월(十月)'은 '시월'로 읽는다. 보리(菩提), 보시(布施), 도량(道場:도를 얻으려고 수행하는 곳), 초파일(初八日), 모과(木瓜), 허락(許諾), 곤란(困難), 희로애락(喜怒哀樂)도 본음과 달리 소리 나는 것들이다.
맞춤법은 '유월'과 같이 속음으로 읽히는 것은 그 소리에 따라 적는다는 규정하고 있어 '육월'이라 쓰면 안 된다. '오뉴월'을 '오육월', '시월'을 '십월', '초파일'을 '초팔일'로 써도 틀린 것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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