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7.12.22 10:20

주머니차

조회 수 7228 추천 수 5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주머니차

신문을 읽다가 ‘뽕잎 주머니차’라는 표현에 눈길이 갔다. ‘주머니차’라는 말을 처음 쓴다는 것을 의식해서인지 ‘주머니차’(tea bag)와 같이 영어 표현을 친절하게 밝혀 주었다. 순우리말 표현을 보고 반가워하다가 ‘티백’을 그대로 번역하면 ‘차주머니’인데 왜 앞뒤를 바꿔 ‘주머니차’라고 했는지 궁금했다.

생각해 보니 ‘차주머니’는 ‘티백’보다 의미 영역이 넓다. “차주머니를 만들어 장롱 속에 매달아 놓으면 냄새 제거와 방충 효과를 함께 볼 수 있다”, “차 도구에는 차주머니, 다기 바구니, 수저 등이 있다” 등에 나오는 ‘차주머니’가 종이나 천으로 만들어 차를 넣어 두는 주머니이기는 하지만 모든 ‘차주머니’에 ‘티백’처럼 1인분씩 차를 나누어 넣는 것은 아니다. ‘주머니차’라면 ‘차주머니’와 구분해서 ‘1인분의 차를 넣은 주머니’란 뜻으로 쓸만하겠다. ‘티백’이라는 외래어보다는 이왕이면 쉬운 우리말 ‘주머니차’를 살려 쓰는 것도 좋겠다.

물건이나 개념을 새로 들여올 때 말도 함께 들어온다. 그래서 외래어가 하나 늘어나기도 하고 그에 맞는 우리말을 만들어 쓰기도 한다. ‘베이스볼’을 야구로, ‘바스켓볼’을 농구로 바꾸듯 풀밭에서 친다는 의미를 살려 골프(golf)를 ‘초구’(草球)로 바꾸자는 의견이 나왔다가 “타자가 초구(初球)를 쳤습니다”처럼 쓰이는 ‘초구’와 겹쳐 실현되지 못했다는 얘기가 있다. 억지스럽지 않고 원래 쓰던 다른 말과도 겹치지 않는 쉬운 우리말 표현을 만들어 내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김한샘/국립국어원 연구사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32498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79298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194013
2904 죽을맛 바람의종 2010.05.13 11722
2903 죽으깨미 바람의종 2009.05.04 7629
2902 죽갔쉐다래 바람의종 2009.06.15 6310
2901 주현씨가 말했다 風文 2023.11.21 872
2900 주최와 주관 바람의종 2010.02.21 9004
2899 주최, 주관, 후원 바람의종 2009.07.23 7794
2898 주책이다/ 주책없다, 안절부절하다/안절부절못하다, 칠칠하다/칠칠치 못하다 風文 2024.05.10 17
2897 주책없다 바람의종 2007.05.22 8457
2896 주책 바람의종 2010.07.12 10538
2895 주접떨다, 주접든다 바람의종 2009.03.23 18631
2894 주인공과 장본인 바람의종 2008.09.18 7464
2893 주은, 구은, 책갈피 바람의종 2008.10.25 8662
2892 주위 산만, 주의 산만 바람의종 2009.05.31 10883
2891 주워섬기다 바람의종 2012.06.20 9316
2890 주어지다 바람의종 2010.09.04 12339
2889 주어와 술어를 가까이 바람의종 2012.06.15 11400
2888 주어와 술어 바람의종 2009.07.15 10059
2887 주어 없는 말 風文 2021.11.10 774
2886 주시경, 대칭적 소통 風文 2022.06.29 630
2885 주소서 바람의종 2008.09.26 5822
2884 주먹구구 바람의종 2010.10.04 12338
2883 주먹구구 바람의종 2007.05.18 7292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32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