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2.09.04 15:48

차지다 , 찰지다

조회 수 15997 추천 수 5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차지다 , 찰지다

이틀 새 불어닥친 태풍 탓에 농산물 피해가 커졌다. 상추 등의 푸성귀는 앞선 가뭄·폭염의 영향이 겹쳐 값이 폭등해 ‘금추’라 이를 정도이다. 나라밖 사정도 심상찮다. 미국의 기상이변으로 옥수수 수확량이 많이 줄어들어 식량난 우려가 크다고 한다. 옥수수 수확이 줄면 고기 가격이 따라 오른다. 여물 아닌 사료를 먹이는 가축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모든 옥수수가 사료나 가공식품용으로 쓰이는 것은 아니다. 국내에서 길러 먹는 옥수수는 대개 ‘삶은 옥수수’로 우리 입맛을 돋워준다.

옥수수는 강냉이라고도 한다. 옥수수는 ‘구슬같이 노란 수수’라는 뜻이다.(위키백과) 강냉이는 중국 양쯔강 이남에서 전래했기에 ‘강남에서 들어온 것’이 변한 것이라 하지만 확실하지는 않다. 옥시기(경기), 옥수끼(경상), 옥수꾸(경상·충청), 옥덱기(강원), 개수끼(함경) 따위의 방언으로도 통하는 옥수수는 전분 함량에 따라 찰옥수수·메옥수수로도 나뉘는데 사전을 보니 뜻풀이가 쫀쫀하다. ‘찰옥수수: 차진 옥수수. 메옥수수: 메진 옥수수.’(우리말큰사전) ‘차지다’는 ‘반죽이나 밥, 떡 같은 것이 쩍쩍 붙도록 끈기가 있다’이고, ‘메지다’는 이와 반대 성질인 ‘끈기가 적다’이니 매우 간결한 설명인 셈이다.

얼마 전 한 일간지에 강원도에서 나온 찰옥수수 기사가 실렸다. 제목은 ‘초록 입술에 보랏빛 덧니 찰지다, 너~’. 오사리(옥수수 이삭을 싸고 있는 껍질)에 감춰진 보라색 알갱이를 입술과 덧니로 멋들어지게 묘사한 표현이지만 ‘찰지다’에서 덜컹댔다. 으뜸꼴 ‘차지다’는 ‘차진 흙/ 인절미가 퍽 차지다/ 반죽이 너무 차져서 떡 빚기가 힘들다/ 차진 밥을 좋아한다/ 부드럽고 차진 수토(水土)의 감촉이 손바닥을 간질여 준다…’처럼 끝바꿈해야 차진(성질이 야무지고 까다로우며 빈틈이 없다) 쓰임이 된다.

강재형/미디어언어연구소장·아나운서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29602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76448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191203
2926 뒤처지다, 뒤쳐지다 바람의종 2012.09.21 12611
2925 헤라시보리 바람의종 2012.09.21 17184
2924 눈이 많이 왔대/데 바람의종 2012.09.20 9020
2923 여간 쉽지 않다 바람의종 2012.09.20 9684
2922 호함지다 바람의종 2012.09.19 8383
2921 '꼴' 띄어쓰기 바람의종 2012.09.19 15332
2920 내일 뵈요, 내일 봬요 바람의종 2012.09.14 14481
2919 시보리 바람의종 2012.09.14 11882
2918 '구정'은 일본식 표기 바람의종 2012.09.13 11540
2917 그림의 떡, 그림에 떡 바람의종 2012.09.13 17129
2916 바람의종 2012.09.12 8893
2915 널브러져/널부러져/너브러져/너부러져 바람의종 2012.09.12 27594
2914 알맞는, 알맞은 / 걸맞는, 걸맞은 바람의종 2012.09.11 16561
2913 계좌, 구좌 바람의종 2012.09.11 9852
2912 어명이요!, 어명이오! 바람의종 2012.09.06 10601
2911 붙이다, 부치다 바람의종 2012.09.06 16898
2910 사시미, 스시, 스키다시, 락교, 와사비 바람의종 2012.09.04 11174
» 차지다 , 찰지다 바람의종 2012.09.04 15997
2908 성급, 조급 바람의종 2012.08.30 9937
2907 화성돈 바람의종 2012.08.30 10620
2906 으레, 으례, 의례 바람의종 2012.08.23 14880
2905 나무랬다, 나무랐다 / 바람, 바램 바람의종 2012.08.23 20705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