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0.02 09:22
팔염치, 파렴치 / 몰염치, 염치, 렴치
조회 수 15730 추천 수 1 댓글 0
[우리말바루기] 팔염치, 파렴치 / 몰염치, 염치, 렴치
뻐꾸기는 참 파렴치한 새다. 다른 새집에 알을 낳고 부화부터 양육까지 죄다 떠넘긴다. 그 새끼들도 원래 둥지의 새알을 밀어내 버리는 몰염치한 행동을 서슴지 않는다.
영혼을 울리는 소리를 가졌지만 파렴치하고 몰염치한 뻐꾸기처럼 ‘염치’도 두 개의 모습을 지니고 있다. 염치를 모르고 뻔뻔스러움을 이르는 ‘파렴치(破廉恥)’와 염치가 없음을 일컫는 ‘몰염치(沒廉恥)’는 ‘염치’에 각각 ‘파-’와 ‘몰-’이 붙은 같은 구조의 말인데 왜 달리 표기할까?
‘염치(廉恥)’를 ‘렴치’로 쓰지 않는 것은 단어의 첫머리가 ‘ㄴ’이나 ‘ㄹ’로 시작하는 한자어는 ‘ㅇ’이나 ‘ㄴ’으로 바꾼다는 두음법칙 때문이다. 이 규정에 따르면 ‘몰렴치’로 적어야 할 것 같지만 ‘몰염치’가 바른말이다. 복합어의 경우 두음법칙이 적용된 상태에서 합쳐진 것(몰-염치)으로 본다. 선이자(先利子)는 ‘선-이자’, 해외여행(海外旅行)은 ‘해외-여행’처럼 합성어와 파생어는 뒤의 단어에도 두음법칙을 적용한다.
문제는 ‘파렴치’다. ‘몰염치’와 같은 구조인데도 ‘파염치’가 아닌 ‘파렴치’로 쓰는 건 이미 사람들의 발음이 원래 음의 형태로 굳어졌다고 보기 때문이다. 두음법칙의 예외 규정인 셈이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공지 | ∥…………………………………………………………………… 목록 | 바람의종 | 2006.09.16 | 32683 |
공지 |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 바람의종 | 2007.02.18 | 179479 |
공지 |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 風磬 | 2006.09.09 | 194175 |
2948 | 사이시옷 | 바람의종 | 2012.10.15 | 10453 |
2947 | 드론 | 바람의종 | 2012.10.15 | 12232 |
2946 | 응큼하다 | 바람의종 | 2012.10.09 | 13272 |
2945 | 진면목 | 바람의종 | 2012.10.09 | 10229 |
2944 | 이었다, 이였다 | 바람의종 | 2012.10.08 | 29818 |
2943 | 전년도, 회계연도 | 바람의종 | 2012.10.08 | 12297 |
2942 | 마다 않고, 아랑곳 않고 | 바람의종 | 2012.10.05 | 16763 |
2941 | 개쓰레기 | 바람의종 | 2012.10.05 | 12187 |
2940 | 북녘말 | 바람의종 | 2012.10.04 | 12166 |
2939 | 까탈스럽다 | 바람의종 | 2012.10.04 | 8681 |
» | 팔염치, 파렴치 / 몰염치, 염치, 렴치 | 바람의종 | 2012.10.02 | 15730 |
2937 | ~도 불구하고 | 바람의종 | 2012.10.02 | 11275 |
2936 | 고육지책, 궁여지책 | 바람의종 | 2012.09.28 | 11573 |
2935 | 퍼드레기 | 바람의종 | 2012.09.28 | 12650 |
2934 | 눈발, 빗발, 화장발 | 바람의종 | 2012.09.27 | 8848 |
2933 | 쪼달리다, 쪼들리다 / 바둥바둥, 바동바동 | 바람의종 | 2012.09.27 | 13693 |
2932 | 일찌기, 일찍이 / 더우기, 더욱이 | 바람의종 | 2012.09.26 | 31104 |
2931 | 귀향객, 귀성객 | 바람의종 | 2012.09.26 | 8499 |
2930 | 그런 식으로 / 그런식으로 | 바람의종 | 2012.09.25 | 13503 |
2929 | '숫'을 쓰는 동물 | 바람의종 | 2012.09.25 | 9919 |
2928 | 밤새 / 밤새워 | 바람의종 | 2012.09.24 | 10663 |
2927 | 안전성 / 안정성 | 바람의종 | 2012.09.24 | 161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