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9.04 02:28

‘-도록 하다’

조회 수 5014 추천 수 9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도록 하다’

언어예절

‘말을 잘한다’면 자주 많이, 재미나게, 쉽고 바르게, 때와 곳에 걸맞게, 흐르는 물처럼 유창하게 한다 …처럼 여러 경우를 두고 이르겠다. 두루 갖추어 잘하기가 어렵고, 그런 사람도 드물다. 그러니 잘할 마음을 버리고 그냥 생각하는 바를 조리 있게 말하면 된다. 듣는 것도 미덕이지만 말할 짬을 잃어서는 곤란하다.

잘하는 사람의 말도 글로 옮겨놓고 보면 터무니없거나 버릇된 말투가 자주 드러난다. 눈귀로 보고 듣는 것과 글자에 실려 눈으로 비치는 말의 차이가 상당하다는 얘기다. 입말에서 자주, 이따금 글말에서도 보이는 어설픈 버릇투를 한 가지 들춰보자.

“바쁘지만 꼭 참석하도록 하겠습니다.”
“지금부터 회의를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이제부터는 작동 방법을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회의는 이것으로 마치고 다음 회의는 내일 오전 10시에 개의해 청문회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여기서 들출 말이 ‘-도록 하다’다. 이 말은 제3자를 부리거나 시켜서 앞말(참석·예약·설명·청문회)의 행동을 하게 할 때 쓰는 말이다. 따온 말들은 자신이 그렇게 하겠다는 건데, 문제는 ‘-도록’으로 자릿수를 늘리고서 남에게 시켜 그렇게 ‘하도록 하겠다’는 말투와 같아진 점이다. 스스로 다짐하거나 노력하겠다는 뜻으로 쓴다면 모르되, 그렇지 않다면 우스개가 된다.

위에서 ‘-도록 하겠다’는 그냥 ‘-하겠다’로 끝낼 일이다. 그래야 주체도 살고 자릿수도 줄어든다.

최인호/한겨레말글연구소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29057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75920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190667
2970 사이소예 바람의종 2008.09.02 6003
2969 숫구미 바람의종 2008.09.03 7727
2968 외래어란? 바람의종 2008.09.03 6909
2967 거북 바람의종 2008.09.04 6634
» ‘-도록 하다’ 바람의종 2008.09.04 5014
2965 바람의종 2008.09.06 5357
2964 가외·유월이 바람의종 2008.09.06 7571
2963 껌과 고무 바람의종 2008.09.07 9642
2962 코끼리 바람의종 2008.09.07 7403
2961 지나친 완곡 바람의종 2008.09.09 4609
2960 참 좋지다 바람의종 2008.09.09 6195
2959 뒷간이 바람의종 2008.09.18 7923
2958 핫도그와 불독 바람의종 2008.09.18 8724
2957 바람의종 2008.09.19 7319
2956 되겠습니다 바람의종 2008.09.20 4546
2955 어디 가여? 바람의종 2008.09.23 4811
2954 맵토이 바람의종 2008.09.24 6882
2953 핀과 핀트 바람의종 2008.09.25 8719
2952 바람의종 2008.09.26 5127
2951 주소서 바람의종 2008.09.26 5814
2950 돟습니다레! 바람의종 2008.09.27 6321
2949 수만이 바람의종 2008.09.29 6148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