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8.04 22:51

아니어라우!

조회 수 6595 추천 수 1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아니어라우!

고장말

“아니요. 쪼깨 아플라고 혀서 칙간에 갔어라우.”

소설가 조정래의 <태백산맥>에서 들몰댁 큰아들이 변소에서 나오며 내뱉는 말이다. ‘-라우’는 전라도 사람들이 듣는 사람에게 존대 뜻을 나타낼 때 말 끝에 붙여 쓰는 고장말이다. 표준어에서 존대 보조사 ‘-요’와 쓰임이 비슷하다.

“선상니임, 선상니임, 손님 오셨어라우.”, “애기씨는 암만해도 내일은 못 가실 것맹이여라우.”

그러나 “남말허고 앉았네.” “언저역(엊저녁) 본께 못쓰겄데”와 같이 ‘-네’와 ‘-데’로 끝나는 말 끝에는 붙여 쓰지 못한다는 점에서 표준말 쪽 ‘-요’와 좀 다르다.

‘-라우’는 ‘-(이)라 허우(-이라 하오)’와 같은 말에서 ‘-허’가 떨어져 나간 ‘-(이)라우’가 굳어져서 생겨난 말인 것으로 보인다.

“머 땀시 넘 제사에 배 놔라, 감 놔라 허우?” “고런 맘 묵을 사람이 아니란 것을 믿기 땀세 두 번씩이나 알은 체럴 했는디 몰라라 허우.”

나이가 지긋한 어른이 처음 보는 젊은 사람에게 반말을 쓰기도 그렇고 존댓말을 쓰기도 뭣할 때나, 나이 차이는 있지만 아주 절친한 사람들 끼리는 ‘-라우’ 대신에 ‘-라’를 쓰기도 한다. 이때 ‘-라’는 반말도 존댓말도 아니다. “아이고메, 이러나저러나 논 뺏기기는 매일반인디, 고런 것 알아 워디 쓰게라.”, “정 사장네 굿을 헐랑갑제라?”

“-잉”(워메, 들몰댁! 살아왔소잉)과 마찬가지로 ‘-라우’는 그 말을 쓰는 순간 전라도 사람임을 드러내고 마는 표지다.

이길재/겨레말큰사전 새어휘팀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29057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75910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190638
2992 바람의종 2008.07.28 6275
2991 사룀글투 바람의종 2008.07.29 6446
2990 참 이뿌죠잉! 바람의종 2008.07.29 6088
2989 쟈근아기 바람의종 2008.07.31 6932
2988 부처꽃 바람의종 2008.07.31 5840
2987 바람의종 2008.08.03 6621
2986 이력서 바람의종 2008.08.03 5253
» 아니어라우! 바람의종 2008.08.04 6595
2984 삭부리 바람의종 2008.08.04 7264
2983 양지꽃 바람의종 2008.08.08 5719
2982 바람의종 2008.08.08 5724
2981 실용글 바람의종 2008.08.11 4746
2980 오시소마! 바람의종 2008.08.11 7224
2979 어둔이 바람의종 2008.08.13 6394
2978 철쭉 바람의종 2008.08.13 8589
2977 바람의종 2008.08.21 7242
2976 설명글 바람의종 2008.08.21 5268
2975 보게‘마씀’ 바람의종 2008.08.27 7048
2974 갈두·갈헌 바람의종 2008.08.27 7845
2973 미스킴라일락 바람의종 2008.08.28 7684
2972 돼지 바람의종 2008.08.28 6166
2971 일러두기 바람의종 2008.09.02 6349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