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10.24 00:29

곁불, 겻불

조회 수 8208 추천 수 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곁불, 겻불

'모닥불 피워 놓고/마주 앉아서/우리들의 이야기는/끝이 없어라/인생은 연기 속에/재를 남기고/말없이 사라지는/모닥불 같은 것…' 인생에 대한 상념과 예감을 노래한 박인희의 '모닥불'중 일부다. '모닥불'처럼 만추(晩秋)의 서정을 느낄 수 있는 것으로 '곁불'이 있다. 춥다 싶으면 장터 등에서 몇명이 모여 나눠 쬐는, 정감 있는 불이다. '무사는 얼어죽더라도 곁불을 쬐지 않는다'처럼 쓰이는 '곁불'을 '겻불'과 혼용하는 경우가 있으나 '곁불'이 바른 표현이다.

'겻불'은 벼·보리·조 따위를 찧고 난 껍질을 태울 때 나오는 미미한 불기운이다. '군중의 서슬이 겻불 사그라지듯 누그러졌다'에서 볼 수 있다. '곁불'의 '곁'과 뜻이 비슷한 단어로 '옆'이 있다. 그 쓰임새의 차이도 재밌다. '옆'은 사물의 오른쪽이나 왼쪽의 면 또는 그 근처를 말한다. 상대방은 생각도 없는데 요구하고 알려줌으로써 대접을 받는다는 뜻의 '옆 찔러 절 받기'와 '옆으로 눕다·옆을 살피다' 등이 있다.

이와 달리 '곁'은 '옆'보다 넓은 의미로 대상을 중심으로 한 근방이나 가까운 주변 모두를 나타낸다. '환자 곁을 지키다' '아이는 엄마 곁에 바짝 다가앉았다'등이 그 용례며, 다른 사람에게 가까이 할 수 있도록 속을 터준다는 뜻의 '곁을 주다', '전쟁 통에 단신 월남한 그에겐 가까운 곁이 없다' 등에서 보이는 것처럼 심리적으로 같이 할 수 있는 대상을 지칭할 때도 '곁'이 사용된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39034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85639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00513
3014 겹말을 피하자(中) 바람의종 2008.05.08 5235
3013 겻불 바람의종 2010.08.07 9086
3012 겻불 風磬 2006.09.14 15703
3011 경구 투여 바람의종 2012.01.24 9712
3010 경범죄 위반 바람의종 2010.09.29 7798
3009 경사가 가파라서 바람의종 2009.02.03 11806
3008 경위 바람의종 2010.05.12 10827
3007 경을 치다 바람의종 2007.12.27 13432
3006 경제 새말 바람의종 2008.01.04 7283
3005 경제성 바람의종 2007.10.21 9368
3004 경텃절몽구리아들 / 모이 風文 2020.05.24 1208
3003 경평 축구, 말과 동작 風文 2022.06.01 771
3002 경품과 덤 바람의종 2009.07.13 5871
» 곁불, 겻불 바람의종 2008.10.24 8208
3000 계간 바람의종 2007.06.02 7000
2999 계기, 전기, 기회 바람의종 2010.11.16 10288
2998 계륵 바람의종 2007.06.02 5891
2997 계좌, 구좌 바람의종 2012.09.11 9869
2996 계집과 여자, 끝 風文 2022.08.20 1376
2995 계피떡 바람의종 2011.11.16 11810
2994 고개를 떨구다 바람의종 2008.11.20 12283
2993 고개인사 바람의종 2008.07.16 7555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