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6.11 02:14

앉은부채

조회 수 5492 추천 수 5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앉은부채

풀꽃이름
 




풀꽃이름을 들었을 때 금방 이해가 안 되는 이름이 있는데, ‘앉은부채’가 그렇다. 어떻게 부채가 앉을 수 있다는 말인가?

‘앉은부채’는 이른 봄에 겨울을 이겨내고 눈 속에 핀 모습을 볼 수 있다. 꽃을 감싸고 있는 포가 마치 당당하게 두른 여왕의 큰 깃으로 보인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보면 꽃이 부처님 머리를 닮았다. 어떤 이는 잎 모습이 커다란 부채를 떠오르게 하여 붙은 이름이라고도 하나, 논리적으로도 ‘부채’가 앉아 있다고 하기보다는 ‘부처’가 앉아 있다는 것이 맞을 것이다. 꽃을 둘러싼 포를 부처의 후광인 불염포라 하기도 하며, 풀꽃 전체가 하나의 탱화를 보는 듯하다. 따라서 ‘부처’를 ‘부채’로 편하게 발음한 것이 굳어진 것으로 보인다. 곧, 키를 낮추어 자라는 부처님 닮은 풀꽃이라서 ‘앉은부처 > 앉은부채’가 된 것으로 생각한다. 이렇듯 불교식 풀꽃이름은 ‘불두화/ 부처손’ 등에서도 볼 수 있다.

영어로는 ‘스컹크 양배추’(skunk cabbage)라 하는데, 나쁜 냄새가 나고 양배추 꼴이라서 그렇게 붙였을 것이다. 그러나 고기 썩는 듯한 냄새로 곤충을 끌어들여 번식하니, 무엇에나 그럴 만한 이유는 있는 법이다.

임소영/한성대 언어교육원 책임연구원 <한겨레> 자료사진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32970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79783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194463
3080 열 딸라 바람의종 2008.05.27 8080
3079 장보고·논복 바람의종 2008.05.29 8687
3078 참꽃마리 바람의종 2008.05.29 5887
3077 흙성과 가린여흘 바람의종 2008.05.31 10807
3076 차별② 바람의종 2008.05.31 6274
3075 크리스마스나무 바람의종 2008.06.02 9999
3074 처녀치마 바람의종 2008.06.02 6781
3073 혈구군과 갑비고차 바람의종 2008.06.03 8713
3072 새해 인사 바람의종 2008.06.03 6515
3071 돈자리·행표 바람의종 2008.06.04 6723
3070 동자꽃 바람의종 2008.06.04 6711
3069 한강과 사평 바람의종 2008.06.05 7495
3068 글틀 바람의종 2008.06.05 6160
3067 사탕·기름사탕 바람의종 2008.06.07 8677
3066 도리장이·물자이 바람의종 2008.06.07 7392
3065 얼레지 바람의종 2008.06.08 5989
3064 소양강·우수주 바람의종 2008.06.08 7250
3063 아들아, 딸아? 바람의종 2008.06.09 4820
3062 손가락방아 바람의종 2008.06.09 7924
3061 다믈사리·막생 바람의종 2008.06.11 8020
» 앉은부채 바람의종 2008.06.11 5492
3059 샘골과 시암실 바람의종 2008.06.12 5888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