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5.24 01:54

에두르기

조회 수 6972 추천 수 3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에두르기

언어예절

돌려 말하거나 날을 누그러뜨려 하는 말법들(완곡어법·헤지)을 ‘에두르기’라 싸잡는다. 이는 껄끄런 말을 부드럽게, 아닌 걸 긴 것처럼 베풀거나 말꼬리를 흐리는 등으로 그 얼안이 넓어진다. 말글로 먹고 사는 이, 판단·분석·주장을 전문으로 하는 법조인·학자·정치인 두루 그 애호가들이다.

선거 유세 쪽은 에두르기가 좀 덜하다. “여러분께서 저를 ○○○으로 뽑아주신다면 …/ 제가 된다면 …”을 깔고 있으니 굳이 에둘러 말할 게 없다. 거짓일지언정 믿음과 확신을 주자면 에두를 짬이 없는 까닭이다.

에두르기에 종사하는 말과 말투는 갖가지다. 입음꼴, 인용, 겹부정, 갖은 비유, 도움토들이 대표선수다. 딱히 한정하기는 어려우나 두드러진 표지들을 들추면 “-적(的), -성(性), 보여진다, 여겨진다, 생각된다, 생각에 따라서는, 하나의, 일종의, -ㄹ 수, -겠-, 이른바, 가능성, 어쩌면, -ㄹ 것이다, -고 하겠다, 아마도, 거의, 주로, 크게, 비교적, 그리, 다소, 적잖다, 지나치지 않다, 무시할 수 없어 보인다, 곤란하다, 무리가 있다, 필요성이 제기된다, 필요로 한다, 우려가 있다, 하고도 남는다, 알려져 있다, 판단되어진다, 듯하다, 성싶다 ….” 재미있는 것은 외래말투가 많다는 점이다.

에두르기는 잘만 쓰면 상대에게 겸손·공손·헤아림으로 다가가는 방편이 된다. 문제는 버릇으로 막 쓴다는 현실이고, 비겁·부정직·무책임을 드러내는 말투로 떨어질 위험이 높으며, 결국 꼬리가 몸통을 흔들어 군말이나 다리아랫소리가 되게 한다는 점이다.

최인호/한겨레말글연구소장
 


  1. No Image notice by 바람의종 2006/09/16 by 바람의종
    Views 31851 

    ∥…………………………………………………………………… 목록

  2.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3. No Image notice by 風磬 2006/09/09 by 風磬
    Views 193326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4. No Image 06May
    by 바람의종
    2008/05/06 by 바람의종
    Views 7070 

    소와리골

  5. No Image 06May
    by 바람의종
    2008/05/06 by 바람의종
    Views 4291 

    보도자료

  6. No Image 08May
    by 바람의종
    2008/05/08 by 바람의종
    Views 7720 

    푸석수염

  7. No Image 08May
    by 바람의종
    2008/05/08 by 바람의종
    Views 10829 

    쑥돌·감돌·몽돌

  8. 둥글레

  9. No Image 10May
    by 바람의종
    2008/05/10 by 바람의종
    Views 6582 

    은냇골 이야기

  10. No Image 11May
    by 바람의종
    2008/05/11 by 바람의종
    Views 6719 

    연설

  11. No Image 11May
    by 바람의종
    2008/05/11 by 바람의종
    Views 5902 

    사변

  12. No Image 12May
    by 바람의종
    2008/05/12 by 바람의종
    Views 8145 

    막덕·바리데기

  13. No Image 12May
    by 바람의종
    2008/05/12 by 바람의종
    Views 6389 

    갈대

  14. No Image 13May
    by 바람의종
    2008/05/13 by 바람의종
    Views 7244 

    사리원과 원효

  15. No Image 13May
    by 바람의종
    2008/05/13 by 바람의종
    Views 7307 

    군말

  16. No Image 22May
    by 바람의종
    2008/05/22 by 바람의종
    Views 5590 

    다듬은 말

  17. No Image 22May
    by 바람의종
    2008/05/22 by 바람의종
    Views 8195 

    대장금①/능금

  18. 짚신나물

  19. No Image 23May
    by 바람의종
    2008/05/23 by 바람의종
    Views 8012 

    수자리와 정지

  20. No Image 24May
    by 바람의종
    2008/05/24 by 바람의종
    Views 6972 

    에두르기

  21. No Image 24May
    by 바람의종
    2008/05/24 by 바람의종
    Views 8826 

    소행·애무

  22. No Image 25May
    by 바람의종
    2008/05/25 by 바람의종
    Views 9353 

    대장금②·신비

  23. 홀아비바람꽃

  24. 살피재

  25. No Image 27May
    by 바람의종
    2008/05/27 by 바람의종
    Views 7022 

    차별1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