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2.27 01:21

맑다와 밝다

조회 수 6627 추천 수 4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맑다와 밝다

‘맑다’는 ‘흐리다’와 서로 짝을 이루어 맞서고, ‘밝다’는 ‘어둡다’와 서로 짝을 이루어 맞선다. 그러면서 ‘맑다’와 ‘흐리다’는 하늘이 만든 사물과 사람이 만든 사실에 쓰는 그림씨 낱말이고, ‘밝다’와 ‘어둡다’는 하늘이 만들었거나 사람이 만들었거나 따질 것 없이 빛살에 말미암아 쓰는 그림씨 낱말이다.

샘물이 맑거나 흐리고, 하늘이 맑거나 흐리고, 단풍 빛깔이 맑거나 흐리고, 공기가 맑거나 흐리거나 하는 것은 하늘이 만든 사물을 두고 쓰는 보기다. 그리고 마음이 맑거나 흐리고, 목소리가 맑거나 흐리고, 생각이 맑거나 흐리고, 살림살이가 맑거나 흐리다고 하는 것은 사람이 만든 사실을 두고 쓰는 보기다.

한편, 새벽이 되면 동녘이 밝아오고 저녁이 되면 산그늘이 내리면서 세상이 어두워진다고 하는 것은 하늘이 만든 해의 빛살에 말미암아 쓰는 보기이며, 보름에 가까워지면 밤이 휘영청 밝아지고 그믐에 가까워지면 밤이 깜깜하게 어두워진다고 하는 것은 하늘이 만든 달의 빛살에 따라 쓰는 보기다. 그리고 등불이 밝거나 어둡고, 횃불이 밝거나 어둡고, 옷감의 빛깔이 밝거나 어둡고, 그림의 물감이 밝거나 어두운 것은 사람이 만든 빛살에 따라 쓰는 보기다. 거기서부터 ‘밝다’와 ‘어둡다’는 빛살로 말미암아 빚어지는 사람살이에까지 쓰임새가 널리 퍼져 나왔다. 눈이 밝거나 어둡고, 귀가 밝거나 어둡고, 사리가 밝거나 어둡고, 예의가 밝거나 어둡고, 물정에 밝거나 어두운 것들이 모두 그런 보기들이다.

김수업/우리말교육대학원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35287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81828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196652
242 전농동과 설렁탕 바람의종 2008.03.15 8604
241 파리지옥풀 바람의종 2008.03.15 8757
240 얼음보숭이·에스키모 바람의종 2008.03.14 8911
239 수진이 고개 바람의종 2008.03.13 9594
238 결속 바람의종 2008.03.13 7437
237 한터와 자갈치 바람의종 2008.03.12 8881
236 은방울꽃 바람의종 2008.03.12 6950
235 그닥 바람의종 2008.03.11 6780
234 사위질빵 바람의종 2008.03.10 5491
233 넋살탕 바람의종 2008.03.07 8970
232 우리말의 짜임새와 뿌리 바람의종 2008.03.07 9423
231 도내와 섬안 바람의종 2008.03.07 6203
230 깽깽이풀 바람의종 2008.03.06 7184
229 메다와 지다 바람의종 2008.03.06 7062
228 여우잠 바람의종 2008.03.04 9909
227 튀기말, 피진과 크레올 바람의종 2008.03.04 12232
226 한라산과 두무산 바람의종 2008.03.04 9246
225 괭이눈 바람의종 2008.03.01 6336
224 밑과 아래 바람의종 2008.03.01 7297
223 새라새롭다 바람의종 2008.02.29 9240
222 동남아 언어 바람의종 2008.02.29 7346
221 빛깔말 바람의종 2008.02.28 6899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39 140 141 142 143 144 145 146 147 148 149 150 151 152 153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