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기 해깝지라!
‘디기 해깝지라’는 ‘굉장히 가볍지요’라는 뜻인데, 여기에서 ‘해깝다’는 ‘하깝다/허껍다’와 함께 표준어 ‘가볍다’에 대응하는 고장말이다. ‘해깝다’는 ‘경기, 충청, 제주’를 제외한 대부분 지역과 중국 동포 사회에서, ‘하깝다/허껍다’는 경상과 함경 지역에서 쓰인다. ‘해깝다’는 북녘의 대부분 지역에서 쓰이기 때문에 <조선말대사전>에는 ‘(사람의 행실이나 언행이) 아주 가볍다’는 뜻으로 풀이되어 실려 있다. “걸음도 해깝고 방울 소리가 밤 벌판에 한층 청청하게 울렸다.”(<메밀꽃 필 무렵> 이효석) “들돌이 해깝게 땅에서 뿌리가 떨어졌다.”(<녹두장군> 송기숙) ‘해깝다’의 말뿌리는 분명치 않다. ‘속이 비어 있음’을 의미하는 ‘허’와 형용사를 만드는 접사 ‘-갑다’가 결합한 ‘헛갑다’에서 그 말뿌리를 찾아볼 수도 있고, ‘가깝다>하깝다’와 같은 단순한 소리의 변화를 겪은 것으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ㄱ’과 ‘ㅎ’의 교체는 고장말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소리의 변화이다.(고숩다>호숩다(고소하다))
‘해깝다’의 또다른 형태로 ‘해깝하다/해깝허다’와 ‘사깝다’를 들 수 있다. 앞엣것은 경상과 전라, 뒤엣것은 제주 고장말인데, ‘사깝다’는 ‘하깝다>사깝다’와 같은 소리의 변화를 겪은 것이다. “소금짐 우에다 질삼 필이고 머고 얹어 나아도 원청 돈을 잘 벌어노이 해깝해.”(<한국구비문학대계> 경북편)
이길재/겨레말큰사전 새어휘팀장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공지 | ∥…………………………………………………………………… 목록 | 바람의종 | 2006.09.16 | 30993 |
공지 |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 바람의종 | 2007.02.18 | 177874 |
공지 |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 風磬 | 2006.09.09 | 192526 |
1034 | 의존명사 ‘만’ | 바람의종 | 2010.04.30 | 11094 |
1033 | 곤욕과 곤혹 | 바람의종 | 2010.04.30 | 9344 |
1032 | ‘통장을 부르다’와 ‘시끄럽다’ | 바람의종 | 2010.04.30 | 12050 |
1031 | 엄치미 개겁구마! | 바람의종 | 2010.04.30 | 9983 |
1030 | ‘렷다’ | 바람의종 | 2010.04.27 | 9443 |
1029 | ~섰거라 | 바람의종 | 2010.04.27 | 10453 |
1028 | ~라고 믿다 | 바람의종 | 2010.04.27 | 10744 |
1027 | 가시버시 | 바람의종 | 2010.04.26 | 9879 |
1026 | 우연찮게 | 바람의종 | 2010.04.26 | 8299 |
1025 | 쿠사리 | 바람의종 | 2010.04.26 | 11862 |
1024 | ‘곧은밸’과 ‘면비교육’ | 바람의종 | 2010.04.26 | 10145 |
1023 | 어미 ‘ㄹ걸’ | 바람의종 | 2010.04.25 | 10641 |
1022 | 허발 | 바람의종 | 2010.04.25 | 10896 |
» | 디기 해깝지라! | 바람의종 | 2010.04.25 | 9508 |
1020 | 효능, 효과 | 바람의종 | 2010.04.25 | 10440 |
1019 | 동냥 | 바람의종 | 2010.04.24 | 11536 |
1018 | 실랑이와 승강이 | 바람의종 | 2010.04.24 | 10466 |
1017 | 미셸, 섀도 | 바람의종 | 2010.04.24 | 9210 |
1016 | ㅂ불규칙 활용 | 바람의종 | 2010.04.23 | 11512 |
1015 | 이판사판 | 바람의종 | 2010.04.23 | 10640 |
1014 | ‘바드민톤’과 ‘아수한 이별’ | 바람의종 | 2010.04.23 | 11737 |
1013 | 억수로 가찹데이! | 바람의종 | 2010.04.23 | 1178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