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회 수 12124 추천 수 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튀기말, 피진과 크레올

어느 말겨레에 들지 못하고 두 언어가 뒤섞여 이루어진 말이 있다. 이를 튀기말이라 한다. 튀기말의 대표적인 형태가 피진이다. 피진은 주로 바다를 건너 장사하는 사람들 사이에 사용되던 말이다. 대개는 영어나 프랑스말, 스페인말, 포르투갈말에 바탕을 두고 현지 토박이말을 섞어 형성되는데, 낱말의 수도 한정되고 문법도 매우 단순화되어 있다. 물건을 사고파는 데 꼭 필요한 만큼의 낱말과 문법으로만 이루어진 게 튀기말이다.

피진 중에는 중국의 피진영어가 대표적이다. 피진이란 말 자체가 비즈니스(business)의 중국 발음을 딴 것이라고 알려졌다. 그 밖에도 아프리카나 태평양에 여러 토박이말과 서양말 사이에서 생겨난 피진들이 여럿 있다. 대개 낱말은 영어를 비롯한 서양말에서 왔고 문법은 토박이말에서 따왔다.

피진은 친밀하지 않은 상대방과 의사소통을 하느라 생긴 것으로 소통할 필요성이 있는 한 계속 유지된다. 집단 사이 관계가 매우 긴밀해져서 한 집단이 다른 집단의 언어를 완전히 배울 수 있게 되면 피진은 더 필요하지 않게 된다. 그러나 어느 쪽도 상대방 언어를 온전히 배울 마음이 없는 한 피진은 사라지지 않는다. 삼백년 동안이나 유지된 중국의 피진영어가 바로 여기에 해당된다.

그런데 피진이 한 족속의 모국어로 뿌리내리게 되어 어린아이가 태어나면서부터 이를 정식으로 습득하는 말이 될 때 이를 ‘크레올’이라 한다. 임시변통이던 튀기말이 정식 언어로 태어나는 셈이다.

권재일/서울대 교수·언어학


  1. No Image notice by 바람의종 2006/09/16 by 바람의종
    Views 29315 

    ∥…………………………………………………………………… 목록

  2.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3. No Image notice by 風磬 2006/09/09 by 風磬
    Views 190941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4. No Image 28Feb
    by 바람의종
    2008/02/28 by 바람의종
    Views 6848 

    빛깔말

  5. No Image 29Feb
    by 바람의종
    2008/02/29 by 바람의종
    Views 7309 

    동남아 언어

  6. No Image 29Feb
    by 바람의종
    2008/02/29 by 바람의종
    Views 9181 

    새라새롭다

  7. No Image 01Mar
    by 바람의종
    2008/03/01 by 바람의종
    Views 7262 

    밑과 아래

  8. No Image 01Mar
    by 바람의종
    2008/03/01 by 바람의종
    Views 6303 

    괭이눈

  9. No Image 04Mar
    by 바람의종
    2008/03/04 by 바람의종
    Views 9141 

    한라산과 두무산

  10. No Image 04Mar
    by 바람의종
    2008/03/04 by 바람의종
    Views 12124 

    튀기말, 피진과 크레올

  11. No Image 04Mar
    by 바람의종
    2008/03/04 by 바람의종
    Views 9871 

    여우잠

  12. No Image 06Mar
    by 바람의종
    2008/03/06 by 바람의종
    Views 7033 

    메다와 지다

  13. No Image 06Mar
    by 바람의종
    2008/03/06 by 바람의종
    Views 7143 

    깽깽이풀

  14. No Image 07Mar
    by 바람의종
    2008/03/07 by 바람의종
    Views 6148 

    도내와 섬안

  15. No Image 07Mar
    by 바람의종
    2008/03/07 by 바람의종
    Views 9385 

    우리말의 짜임새와 뿌리

  16. No Image 07Mar
    by 바람의종
    2008/03/07 by 바람의종
    Views 8921 

    넋살탕

  17. No Image 10Mar
    by 바람의종
    2008/03/10 by 바람의종
    Views 5448 

    사위질빵

  18. No Image 11Mar
    by 바람의종
    2008/03/11 by 바람의종
    Views 6754 

    그닥

  19. No Image 12Mar
    by 바람의종
    2008/03/12 by 바람의종
    Views 6907 

    은방울꽃

  20. No Image 12Mar
    by 바람의종
    2008/03/12 by 바람의종
    Views 8787 

    한터와 자갈치

  21. No Image 13Mar
    by 바람의종
    2008/03/13 by 바람의종
    Views 7387 

    결속

  22. No Image 13Mar
    by 바람의종
    2008/03/13 by 바람의종
    Views 9547 

    수진이 고개

  23. No Image 14Mar
    by 바람의종
    2008/03/14 by 바람의종
    Views 8845 

    얼음보숭이·에스키모

  24. 파리지옥풀

  25. No Image 15Mar
    by 바람의종
    2008/03/15 by 바람의종
    Views 8570 

    전농동과 설렁탕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