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9.07.08 02:00

졸립다 / 졸리다

조회 수 9494 추천 수 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졸립다 / 졸리다

살랑살랑 봄바람을 타고 나른한 졸음이 밀려든다. 물기를 가득 머금은 스펀지처럼 눈꺼풀이 축축 늘어지는 계절이다. 우리 몸 중 가장 무거운 부위는 졸릴 때의 눈꺼풀이란 말이 우스갯소리 같지만은 않다. 풋잠이든 선잠이든 말뚝잠이든 낮잠 한숨이 그립다. 봄과 함께 찾아오는 손님, 춘곤증-. 이맘때 입버릇처럼 쏟아내는 말이 "아~ 졸립다"이다. "요즘은 시도 때도 없이 졸립고 피곤하다" 등처럼 일상생활에서 '졸립다'라는 말을 자연스럽게 한다.

그러나 이는 틀린 말이다. '자고 싶은 느낌이 들다'라는 뜻으로 쓰려면 '졸리다'라고 해야 맞다. 활용형도 '졸리워, 졸리운, 졸립고'가 아니라 '졸려, 졸린, 졸리고' 등으로 쓴다. 형용사 '놀랍다' '그립다'가 동사 '놀라다' '그리다'와 별개로 쓰이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졸립다'도 '졸리다'의 형용사로 허용할 만한데 사전은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춘곤증이 새로운 계절의 변화에 생체 시계를 맞추는 계절적 현상이듯 언어도 시대에 따라 유연한 규범 정리가 필요하다. 하지만 아직은 몽롱한 졸음 속에서라도 '졸립다'라고 써서는 안 된다는 것을 기억하자.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38002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84504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199410
1122 세모, 세밑 바람의종 2009.06.12 7092
1121 알아야 면장한다. 바람의종 2009.06.15 6758
1120 에다 / 에이다 바람의종 2009.06.15 10194
1119 공쿠르, 콩쿠르 바람의종 2009.06.16 5736
1118 소라색, 곤색 바람의종 2009.06.16 8156
1117 안티커닝 바람의종 2009.06.17 8456
1116 발목이 접(겹)질려 바람의종 2009.06.17 9803
1115 가엾은/가여운, 서럽다/서러운, 여쭙다/여쭈다 바람의종 2009.06.29 11571
1114 추켜세우다, 치켜세우다 바람의종 2009.06.29 10130
1113 난이도, 난도 바람의종 2009.06.29 11916
1112 바라+겠 바람의종 2009.06.30 6323
1111 휫바람, 휘바람, 휘파람 바람의종 2009.06.30 15230
1110 이따가, 있다가 바람의종 2009.06.30 7864
1109 선팅, 로터리 바람의종 2009.07.06 7092
1108 잔불 바람의종 2009.07.06 7676
1107 설레이다, 설레다 바람의종 2009.07.06 8912
1106 아지랑이, 아지랭이 바람의종 2009.07.07 10572
1105 나의 살던 고향은 바람의종 2009.07.07 8864
1104 내일 뵈요. 바람의종 2009.07.07 8890
1103 이제서야, 그제서야 바람의종 2009.07.08 9166
1102 우리 민족, 우리나라 바람의종 2009.07.08 8971
» 졸립다 / 졸리다 바람의종 2009.07.08 9494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99 100 101 102 103 104 105 106 107 108 109 110 111 112 113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