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2.04 02:09

마개와 뚜껑

조회 수 8037 추천 수 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마개와 뚜껑

‘마개’는 ‘막다’는 움직씨의 줄기 ‘막’에 ‘애’가 붙고, ‘덮개’는 ‘덮다’는 움직씨의 줄기 ‘덮’에 ‘애’가 붙어 이름씨 낱말이 되었다. 이때 ‘애’는 “~에 쓰는 무엇”이라는 이름꼴 씨끝이다. 그래서 마개는 “막는 데에 쓰는 무엇”이고, 덮개는 “덮는 데에 쓰는 무엇”이다. 막는 것은 무엇이며 덮는 것은 무엇인가? 병이나 항아리 따위 아가리가 구멍인 것에다 안으로 끼워서 안에 든 것이 밖으로 나오지 못하도록 지키는 노릇이 막는 것이고, 바깥으로 감싸서 밖에 있는 것이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도록 지키는 노릇이 덮는 것이다. 그러므로 마개는 막았다가 뽑아야 하고, 덮개는 덮었다가 벗겨야 한다. 그리고 덮개는 병이나 항아리 같이 아가리가 구멍인 것보다는 아가리가 큰 통이나 독이나 도가지 같은 것에 더욱 잘 어울리고, 나아가 밖에서 오는 벌레나 짐승, 빛이나 볕, 눈이나 비, 심지어 바람 따위를 막으려는 것이면 무엇에나 두루 쓰인다.

‘뚜껑’은 아가리를 바깥으로 감싸는 모습에서나 밖에 있는 것이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도록 지키려는 구실에서나 덮개와 비슷하다. 덮개나 뚜껑이나 모두 본디 하나의 움직씨 ‘둪다’에서 나온 아재비조카 사이기 때문이다. ‘둪다’의 줄기 ‘둪’에 이름꼴 씨끝 ‘엉’이 붙어 뚜벙(뚜껑)이 되고, ‘둪다’가 ‘덮다’로 바뀐 다음 거기서 덮개가 나왔다. 뚜껑은 덮개처럼 무엇에나 두루 쓰이지는 않고 살림살이에서 훨씬 긴요한 솥이나 그릇이나 상자 같은 가구에만 가려서 쓰인다. 그리고 뚜껑은 닫았다가 열어야 한다.

김수업/우리말교육대학원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33615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80385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195056
1210 마을 가다 file 바람의종 2010.07.18 12090
1209 마스카라 바람의종 2010.06.20 13757
1208 마마잃은중천공? / 비오토프 風文 2020.07.03 1658
1207 마린보이 바람의종 2012.08.13 12197
1206 마름질 바람의종 2009.07.25 8288
1205 마라톤 / 자막교정기 風文 2020.05.28 1349
1204 마라초 바람의종 2008.04.01 5999
1203 마도로스 바람의종 2009.08.29 6111
1202 마다 않고, 아랑곳 않고 바람의종 2012.10.05 16768
1201 마니산과 머리 바람의종 2008.01.28 8493
1200 마는, 만은 바람의종 2010.10.11 12890
1199 마누라 風磬 2006.11.26 8158
1198 마녀사냥 風文 2022.01.13 926
1197 마냥, 모양 바람의종 2009.10.08 7499
1196 마그나 카르타 風文 2022.05.10 649
» 마개와 뚜껑 바람의종 2008.02.04 8037
1194 마가 끼다 바람의종 2008.01.05 16498
1193 린치, 신나, 섬머 바람의종 2008.10.29 7119
1192 릉, 능 바람의종 2008.10.25 8777
1191 률과 율 바람의종 2008.04.16 8389
1190 륙, 육 바람의종 2011.10.27 12305
1189 루즈 바람의종 2008.02.11 9213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95 96 97 98 99 100 101 102 103 104 105 106 107 108 109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