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2.12 13:35
버무르다, 버무리다
조회 수 9761 추천 수 0 댓글 0
버무르다, 버무리다
봄은 어디서 오는가. 꽁꽁 언 땅을 뚫고 나와 바람결에 몸을 비비며 싱그러움을 내뿜기 시작한 봄나물들은 그 비밀을 알까. 겨우내 잃어버린 입맛을 돋우고 피로를 덜어 주는 것으로 알려진 봄나물은 데치고 무치고 버무려도 생명력을 잃지 않고 우리 밥상에 향긋한 봄을 전해 준다. 음식을 할 때 '여러 가지 재료를 한데 뒤섞다'는 뜻으로 '버무리다'라는 말을 많이 쓴다. 그런데 사람마다 이를 활용하는 방법이 제각각이다.
"새콤달콤한 초고추장은 돌나물.달래 등을 날로 버무르거나 냉이.두릅 등을 데쳐서 무쳐 먹을 때 좋다" "봄동으로 겉절이를 할 때는 소금에 절이지 말고 버물어야 더 맛있다"처럼 사용하고 있지만 모두 잘못 활용한 것이다.
'버무르다'나 '버물다'를 기본형으로 생각해 '버무르+거나' '버물+어야'처럼 쓰는 것으로 보이나 '버무리거나' '버무려야'라고 해야 어법에 맞다. '버무리다'만 표준어로 인정하기 때문에 "미나리에 생굴을 넣고 식초 양념에 버무려 먹으면 식욕을 되찾는 데 그만이다"와 같이 사용해야 한다.
'버무리다'의 피동사인 '버물리다'를 기본형으로 알고 "어머니가 달래전을 만들려고 송송 썬 달래에 새우살을 넣고 버물렸다"처럼 쓰는 사람도 있지만 동작의 주체가 직접 행동한 것이므로 '버무렸다'로 고쳐야 맞다.
'버무리다'에서 파생된 말로는 버무리(여러 가지를 한데 뒤섞어 만든 음식), 버무리떡(쌀가루에 콩.팥 등을 한데 섞어 찐 떡)이 있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공지 | ∥…………………………………………………………………… 목록 | 바람의종 | 2006.09.16 | 32574 |
공지 |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 바람의종 | 2007.02.18 | 179380 |
공지 |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 風磬 | 2006.09.09 | 194090 |
1232 | 꾸물꾸물한 날씨, 찌뿌둥하다 | 바람의종 | 2009.11.10 | 9741 |
1231 | 비듬나물 | 바람의종 | 2009.02.21 | 9742 |
1230 | 연합전술로 패했다 | 바람의종 | 2010.07.30 | 9746 |
1229 | 유해 식품, 위해 식품 | 바람의종 | 2009.11.08 | 9746 |
1228 | 동생과 아우 | 바람의종 | 2010.06.16 | 9753 |
1227 | 높임말 | 바람의종 | 2009.11.24 | 9758 |
» | 버무르다, 버무리다 | 바람의종 | 2011.12.12 | 9761 |
1225 | 금싸래기 땅 | 바람의종 | 2012.01.08 | 9761 |
1224 | 을씨년스럽다 | 바람의종 | 2007.03.15 | 9769 |
1223 | 강다짐 | 바람의종 | 2010.02.25 | 9775 |
1222 | 사리 | 바람의종 | 2011.11.11 | 9778 |
1221 | 상채기, 상흔, 생재기 | 바람의종 | 2008.12.18 | 9780 |
1220 | 사뭇 / 자못 | 바람의종 | 2010.03.12 | 9780 |
1219 | 발목이 접(겹)질려 | 바람의종 | 2009.06.17 | 9789 |
1218 | 고니 | 바람의종 | 2009.11.29 | 9793 |
1217 | 초콜릿, 발렌타인데이 | 바람의종 | 2010.02.25 | 9794 |
1216 | "~대" 와 "~데" | 바람의종 | 2008.05.13 | 9796 |
1215 | 식혜와 식해 | 바람의종 | 2010.05.06 | 9799 |
1214 | 다반사 | 바람의종 | 2010.09.03 | 9812 |
1213 | 오랑우탄 아들 | 바람의종 | 2010.07.18 | 9820 |
1212 | 너댓개 | 바람의종 | 2008.12.10 | 9823 |
1211 | 문책과 인책 | 바람의종 | 2010.11.02 | 98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