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0.07.18 17:02

오랑우탄 아들

조회 수 9821 추천 수 9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오랑우탄 아들

아들과 딸을 함께 일러 자식이라고 한다. 한자 구성으로는 아들은 자식(子息), 딸은 여식(女息)이지만, 자식은 딸과 아들에 두루 쓰인다. 여식에 정확히 대칭하는 말은, 남식(男息)이라는 말이 통용되지 않는 한 없다고 할 수밖에 없다. 동물에게는 ‘아들, 딸, 자식, 여식’ 등의 말은 쓰지 않는다. ‘아버지, 어머니, 아빠, 엄마’ 등의 말도 마찬가지다. 동물은 ‘새끼’라고 하고 ‘어미, 아비’라고 한다. 그런데 ‘어미돼지, 새끼돼지’는 좋은데 ‘아비돼지’는 좀 낯설게 느껴진다. 많이 쓰이지 않았기에 낯선 것이다. 동물에게 아비는 생물학적 의미 외에는 거의 의미가 없다. ‘아비’는 가정이라는 것이 갖추어졌을 때 존재감이 드러나는 말이다.

“6년 만에 오랑우탄 늦둥이 아들 출산” 용인 에버랜드 동물원 사육사들의 활동을 다룬 신문기사 제목이다. 오랑우탄에게 ‘아들’이란 말을 썼다. 바르지 못한 말을 썼다고 할 생각은 없다. 사육사들의 눈물겨운 노력 끝에 본 경사를 신문이 이렇게 표현했을 것으로 보인다. 그냥 ‘새끼’라고 하면 수컷인지 암컷인지가 드러나지 않으므로 그렇게 썼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통상적인 쓰임은 아니다. ‘수컷 새끼’가 통상적인 말이다. 그런데 동물에게 ‘아기, 엄마, 아빠’ 등의 말이 더러 쓰이고 있다. 동요의 영향으로 생각된다. 동요 ‘송아지’에서 “엄마소도 얼룩소” 하는 대목이 있다. “아빠곰, 엄마곰, 애기곰” 하는 동요도 한몫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동요는 어디까지나 동요일 뿐이다.

우재욱/시인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32642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79434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194143
1232 꾸물꾸물한 날씨, 찌뿌둥하다 바람의종 2009.11.10 9741
1231 비듬나물 바람의종 2009.02.21 9742
1230 연합전술로 패했다 바람의종 2010.07.30 9746
1229 유해 식품, 위해 식품 바람의종 2009.11.08 9746
1228 동생과 아우 바람의종 2010.06.16 9753
1227 높임말 바람의종 2009.11.24 9758
1226 버무르다, 버무리다 바람의종 2011.12.12 9761
1225 금싸래기 땅 바람의종 2012.01.08 9764
1224 을씨년스럽다 바람의종 2007.03.15 9769
1223 강다짐 바람의종 2010.02.25 9775
1222 사리 바람의종 2011.11.11 9778
1221 상채기, 상흔, 생재기 바람의종 2008.12.18 9780
1220 사뭇 / 자못 바람의종 2010.03.12 9780
1219 발목이 접(겹)질려 바람의종 2009.06.17 9789
1218 고니 바람의종 2009.11.29 9793
1217 초콜릿, 발렌타인데이 바람의종 2010.02.25 9794
1216 "~대" 와 "~데" 바람의종 2008.05.13 9796
1215 식혜와 식해 바람의종 2010.05.06 9799
1214 다반사 바람의종 2010.09.03 9812
» 오랑우탄 아들 바람의종 2010.07.18 9821
1212 너댓개 바람의종 2008.12.10 9823
1211 문책과 인책 바람의종 2010.11.02 9823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94 95 96 97 98 99 100 101 102 103 104 105 106 107 108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