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9.02.12 02:58

간지럽히다

조회 수 9284 추천 수 5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간지럽히다

'물속에 발을 담그면 물고기들이 몰려들어 발가락을 간지럽히는 계곡-. 동화 속에나 나옴 직한 그런 인적 드문 골짜기가 아직도 이 땅에 남아 있다.'
'5월의 싱그러운 산들바람이 그들의 얼굴을 간질이며 지나갔다.'
'강아지풀을 뽑아 잠자는 동생의 콧구멍을 간지럼 태우자 동생은 잠결에 코끝을 비벼댔다.'

'간지럼 태우다' '간지럼 먹이다'를 한 단어로 표현할 경우 '간질이다'와 '간지럽히다' 중 어느 것이 맞을까? '간질이다'가 맞다. '간지럽히다'는 표준어가 아니다.

그런데 형용사 '간지럽다'를 (사)동사로 만들어 '간지럽히다'로 쓰는 것은 정말 잘못일까. '-히-'는 일부 형용사 어간 뒤에 붙어 '사동'의 뜻을 더하고 동사를 만드는 접미사다. 괴롭히다(←괴롭다), 붉히다(←붉다), 어지럽히다(←어지럽다) 등이 그 예다. '간지럽히다'는 이들과 같은 형태다. 맞춤법에서 '간지럽히다'를 비표준어로 규정해 버리면 그만이다. 그러나 다들 잘 알고 있다시피 언어는 스스로 생성하고 소멸한다. 실제 언어생활에서도 '간질이다'보다 '간지럽히다'가 훨씬 많이 쓰인다. 사람들이 쓰지 않으면 그 말은 사어(死語)가 된다. '덥다'의 사동사 '덥히다'가 많이 사용돼 새로 표준말이 된 것처럼 '간지럽히다'에도 생명을 주는 것이 좋지 않을까.

현실에서도 많이 쓰이며, 우리말 만들기 규칙에도 어긋나지 않는다. 간질이다, 간지럽히다, 간지럼 태우다 등 우리말 표현의 다양성을 위해서도 '간지럽히다'를 복수표준어로 허용해 주는 것이 낫지 않을까 싶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32730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79520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194223
1254 안하다, 못하다 바람의종 2009.02.10 17583
1253 ~에 있어서 바람의종 2009.02.10 6695
1252 장진, 장전 바람의종 2009.02.10 10873
1251 부엌떼기, 새침데기, 귀때기 바람의종 2009.02.10 7551
1250 속도위반 딱지를 뗐다 바람의종 2009.02.12 9320
1249 모밀국수 바람의종 2009.02.12 6270
» 간지럽히다 바람의종 2009.02.12 9284
1247 욕지거리. 욕지기 바람의종 2009.02.14 9943
1246 홑몸, 홀몸 바람의종 2009.02.14 11946
1245 낱알, 낟알 / 옛, 예 바람의종 2009.02.14 8839
1244 무더위 바람의종 2009.02.17 6573
1243 울궈먹다 바람의종 2009.02.17 11402
1242 귀절 / 구절 바람의종 2009.02.17 10991
1241 대단원의 막을 내리다. 바람의종 2009.02.18 8663
1240 그슬리다, 그을리다 바람의종 2009.02.18 11037
1239 ~의, ~와의 바람의종 2009.02.18 7264
1238 햇쌀, 햅쌀, 해쌀 바람의종 2009.02.19 13950
1237 딸리다, 달리다 바람의종 2009.02.19 8924
1236 염두하지 못했다 / 마침맞다 바람의종 2009.02.19 7448
1235 꺽다 바람의종 2009.02.20 8663
1234 그대 있음에 바람의종 2009.02.20 8072
1233 국물, 멀국 / 건더기, 건데기 바람의종 2009.02.20 12878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93 94 95 96 97 98 99 100 101 102 103 104 105 106 107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