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1.01.30 18:32

신장이 좋다?

조회 수 11265 추천 수 3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신장이 좋다?

지난해 말 받은 건강검진 결과가 나왔다.

신장과 심장 기능 정상. 체중과 신장도 조금 늘었다. 비장과 담낭에 낭종 소견 있으니 추적 관찰 필요.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고 단백질 위주 식단 권장. 폐포 기능 향상을 위해 금연할 것. 건강검진 결과 통보서에 담긴 내용은 대충 이랬다. 같은 내용을 이렇게 풀어쓰면 어떨까. “콩팥과 염통은 제 몫을 하고 있음. 몸무게 늘고 키도 커졌음. 지라와 쓸개에 주머니혹이 있으니 더 자세히 살펴보기 바람. 녹말은 적게 흰자질은 많이 먹을 것. 허파꽈리가 제구실하게 담배 끊을 것.” 앞과 뒤 글월의 뜻은 같다.

비장과 담낭은 내 몸 어디에 있는 내장인지 해가 거듭되어도 여전히 헷갈린다. 비장(脾臟)=지라, 담낭(膽囊)=쓸개. 이번에는 제대로 알아두어야겠다. 지라는 왼쪽 콩팥 위에, 쓸개는 오른쪽에 있는 간 아래에 붙어 있다.

‘염통에 털 났다’(체면도 없이 아주 뻔뻔하다), ‘염통에 바람 들다’(마음이 들떠서 제대로 행동하지 못하다)처럼 심장을 버리고 염통만 쓰자고 제안하려는 것은 아니다. 한자말도 외래어도 잘 품고 다듬어 써야 할 우리말이니까. 하지만 ‘신장이 좋다’는 말은 삼가야 한다. 스포츠 중계방송에 나선 해설자가 흔히 쓰는 이 말은 ‘키가 크다’ 하면 될 일이다. 그나저나 ‘겉은 멀쩡해 뵈는 아나운서가 속병을 앓고 있네’ 하는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된다. 내 ‘건강 성적표’를 그대로 옮겨 온 것은 아니니까. 독자 여러분 모두 건강하시기 바란다.

강재형/미디어언어연구소장·아나운서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31485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78275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193020
1254 언니와 학부형 바람의종 2011.10.25 8918
1253 만무방 바람의종 2011.05.01 9888
1252 별나다와 뿔나다의 ‘나다’ 바람의종 2011.05.01 9515
1251 센티 바람의종 2011.05.01 13356
1250 끊기다 바람의종 2011.05.01 12255
1249 있으매와 있음에 바람의종 2011.01.30 12547
» 신장이 좋다? 바람의종 2011.01.30 11265
1247 아무개 바람의종 2011.01.30 12717
1246 곶감, 꽃감, 꽂감 바람의종 2011.01.30 12505
1245 전송과 배웅 바람의종 2010.12.19 13201
1244 부딪치다와 부딪히다 바람의종 2010.12.19 17080
1243 12바늘을 꿰맸다 바람의종 2010.12.19 12704
1242 구메구메 바람의종 2010.11.26 10719
1241 안팎 바람의종 2010.11.26 11613
1240 열릴 예정이다 바람의종 2010.11.26 10607
1239 국으로 바람의종 2010.11.25 10936
1238 보전과 보존 바람의종 2010.11.25 17230
1237 애먼 바람의종 2010.11.21 11954
1236 선소리 바람의종 2010.11.21 12102
1235 거절과 거부 바람의종 2010.11.16 8968
1234 시치미를 떼다 1 바람의종 2010.11.16 15304
1233 [re] 시치미를 떼다 file 바람의종 2010.11.17 12882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93 94 95 96 97 98 99 100 101 102 103 104 105 106 107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