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0.11.11 22:26

날으는 자동차

조회 수 10459 추천 수 2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날으는 자동차

용언(동사, 형용사)은 어미 활용의 규칙성에 따라 규칙용언과 불규칙용언으로 나뉜다. 불규칙용언 중 어간의 끝소리 ‘ㄹ’이 ‘ㄴ, ㄹ, ㅂ, 시, 오’ 앞에서 탈락하는 용언을 ‘리을불규칙용언’이라고 한다. 그러나 현행 학교 문법에서는 리을불규칙용언을 인정하지 않고 규칙용언으로 보고 있다. 어간 끝소리 ‘ㄹ’이 ‘ㄴ, ㄹ, ㅂ, 시, 오’ 앞에서는 예외 없이 모조리 탈락하기 때문에 오히려 그것이 규칙적이라고 보는 것이다. 어간 끝소리 ‘ㅡ’에 ‘아, 어’로 시작되는 어미가 이어지면 ‘ㅡ’가 모조리 탈락하므로 ‘으불규칙용언’도 마찬가지 이유로 불규칙용언에서 제외하였다.

“2011년에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하고 날으는 자동차가 등장한다.” 중앙 일간지 기사의 한 구절이다.

‘날으는’은 ‘날다’의 어간 ‘날’에 어미 ‘는’이 이어지면서 매개모음 ‘으’가 삽입된 꼴이다. 규정에 맞는 꼴은 ‘ㄹ’이 탈락한 형태인 ‘나는’으로 써야 한다. 그러나 대중의 언어생활에서 ‘나는’으로 쓰이는 경우는 잦지 않고 대부분 ‘날으는’으로 쓰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시들다, 가늘다, 찌들다, 절다’도 마찬가지다. 대중이 외면해버린 규칙은 힘을 잃을 수밖에 없다. 물론 어문 규정이 대중의 입만 따라다닐 수는 없다. 잠시 잘못 쓰이다가 없어져 버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날으는’과 같은 꼴은 오랜 세월 생명을 유지하고 있다. 인정할 때가 된 것 같다. ‘나는’과 ‘날으는’ 두 활용형을 함께 인정하는 것이 어떨까?

우재욱/시인
 


  1. No Image notice by 바람의종 2006/09/16 by 바람의종
    Views 30346 

    ∥…………………………………………………………………… 목록

  2.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3. No Image notice by 風磬 2006/09/09 by 風磬
    Views 191876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4. No Image 25Oct
    by 바람의종
    2011/10/25 by 바람의종
    Views 8913 

    언니와 학부형

  5. No Image 01May
    by 바람의종
    2011/05/01 by 바람의종
    Views 9888 

    만무방

  6. No Image 01May
    by 바람의종
    2011/05/01 by 바람의종
    Views 9515 

    별나다와 뿔나다의 ‘나다’

  7. No Image 01May
    by 바람의종
    2011/05/01 by 바람의종
    Views 13355 

    센티

  8. No Image 01May
    by 바람의종
    2011/05/01 by 바람의종
    Views 12251 

    끊기다

  9. No Image 30Jan
    by 바람의종
    2011/01/30 by 바람의종
    Views 12547 

    있으매와 있음에

  10. No Image 30Jan
    by 바람의종
    2011/01/30 by 바람의종
    Views 11256 

    신장이 좋다?

  11. No Image 30Jan
    by 바람의종
    2011/01/30 by 바람의종
    Views 12717 

    아무개

  12. No Image 30Jan
    by 바람의종
    2011/01/30 by 바람의종
    Views 12499 

    곶감, 꽃감, 꽂감

  13. No Image 19Dec
    by 바람의종
    2010/12/19 by 바람의종
    Views 13196 

    전송과 배웅

  14. No Image 19Dec
    by 바람의종
    2010/12/19 by 바람의종
    Views 17077 

    부딪치다와 부딪히다

  15. No Image 19Dec
    by 바람의종
    2010/12/19 by 바람의종
    Views 12696 

    12바늘을 꿰맸다

  16. No Image 26Nov
    by 바람의종
    2010/11/26 by 바람의종
    Views 10713 

    구메구메

  17. No Image 26Nov
    by 바람의종
    2010/11/26 by 바람의종
    Views 11608 

    안팎

  18. No Image 26Nov
    by 바람의종
    2010/11/26 by 바람의종
    Views 10607 

    열릴 예정이다

  19. No Image 25Nov
    by 바람의종
    2010/11/25 by 바람의종
    Views 10933 

    국으로

  20. No Image 25Nov
    by 바람의종
    2010/11/25 by 바람의종
    Views 17230 

    보전과 보존

  21. No Image 21Nov
    by 바람의종
    2010/11/21 by 바람의종
    Views 11947 

    애먼

  22. No Image 21Nov
    by 바람의종
    2010/11/21 by 바람의종
    Views 12101 

    선소리

  23. No Image 16Nov
    by 바람의종
    2010/11/16 by 바람의종
    Views 8964 

    거절과 거부

  24. 시치미를 떼다

  25. [re] 시치미를 떼다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93 94 95 96 97 98 99 100 101 102 103 104 105 106 107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