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회 수 12073 추천 수 1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통장을 부르다’와 ‘시끄럽다’

어떤 어려운 일을 성취한 경우 우리는 이를 널리 알리고 싶어 한다. 이때 북녘에서 쓰는 말 가운데 ‘통장을 부르다’라는 생소한 말이 있다. 북녘의 사전에서는 이 말을 “그 누구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성과를 이룩하고 그것을 보란 듯이 큰소리로 공포하는 것”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놀라운 일이로다. 마지막 싸움이 될 이번 울돌목 해전은 벌써 통장을 부른 셈이나 다름없도다. 백성들이 이처럼 돕고 있으니 싸움하기 전에 이미 승패는 정해졌노라.”(<리순신 장군>, 김현구, 문예출판사, 1990년, 506쪽)와 같은 예가 있다.

‘시끄럽다’는 말은 북녘에서 “성가시도록 말썽이나 가탈이 많다”의 뜻으로 사용되고 있다. 다시 말하면 소리 개념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예를 들면 “가만 내버려두면 아낙네는 종일이라도 이야기를 계속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해 가늠을 해 보니 10리나마 되는 명주촌에 들렸다가 돌재로 돌아가자면 날이 저물어 두만강 나루를 건너기 시끄러울 것 같았다. 오석하는 적당한 기회에 아낙네와 작별하고 걸음을 다우쳐 단숨에 명주촌에 들이댔다.”(<대지는 푸르다>, 4·15 문학창작단, 문예출판사, 1981년, 287쪽)와 같이 쓰인다. 이때 ‘들렸다가’와 ‘다우쳐’는 남녘 표현으로는 ‘들렀다가’와 ‘다그쳐’가 된다.

전수태/전 고려대 전문교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34363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81104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195855
3234 ‘시월’ ‘오뉴월’ 風文 2024.01.20 727
3233 ‘안 되’는 ‘안 돼’ 바람의종 2009.11.24 8904
3232 ‘암(수)캐’가 ‘암(수)개’로 바람의종 2010.01.22 9314
3231 ‘앗다’ 쓰임 바람의종 2008.06.19 6732
3230 ‘앗다’와 ‘호함지다’ 바람의종 2010.04.18 13999
3229 ‘엘씨디로’ / 각출-갹출 風文 2020.05.06 1832
3228 ‘오빠 부대’ 바람의종 2008.01.07 7206
3227 ‘외국어’라는 외부, ‘영어’라는 내부 風文 2022.11.28 1146
3226 ‘요새’와 ‘금세’ 風文 2024.02.18 675
3225 ‘우거지붙이’ 말 바람의종 2007.10.13 9960
3224 ‘웃기고 있네’와 ‘웃기고 자빠졌네’, ‘-도’와 나머지 風文 2022.12.06 954
3223 ‘으’의 탈락 바람의종 2010.06.19 10942
3222 ‘이’와 ‘히’ 風文 2023.05.26 879
3221 ‘이고세’와 ‘푸르지오’ 風文 2023.12.30 724
3220 ‘이다’‘아니다’와만 결합하는 ‘-에요’ 바람의종 2010.01.09 6800
3219 ‘자꾸’와 ‘지퍼’ 바람의종 2008.12.18 7984
3218 ‘직하다’와 ‘-ㅁ/음직하다’ 바람의종 2010.03.26 12991
3217 ‘짝퉁’ 시인 되기, ‘짝퉁’ 철학자 되기 風文 2022.07.16 662
3216 ‘쫓다’와 ‘쫒다’ 風文 2023.07.01 1550
3215 ‘첫 참석’ 바람의종 2009.11.09 8848
3214 ‘첫날밤이요’ 바람의종 2010.02.21 9550
3213 ‘통일’의 반대말 風文 2023.01.16 1272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