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1.31 19:27

까닭과 때문

조회 수 6768 추천 수 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까닭과 때문

요즘 ‘까닭’과 ‘때문’은 뜻이나 쓰임새가 한결같다. 국어사전을 보면 ‘까닭’은 “일이 생기게 된 원인이나 조건”이라 하고, ‘때문’은 “어떤 일의 원인이나 까닭”이라 한다. 뜻이 같다는 풀이다. 쓰임새도 마찬가지다. “소 살 돈을 노름해서 잃은 까닭으로 벼를 찧어 팔아서 ….”(이기영 <서화>) “장수 한 명이 갈린 때문으로 해서 이렇게 참패가 될 줄은 ….”(박종화 <임진왜란>) 예시한 ‘까닭’과 ‘때문’은 쓰임새에서도 아주 같다.

그러나 ‘까닭’은 이름씨고, ‘때문’은 매인이름씨(의존명사)다. 매인이름씨 ‘때문’은 이름씨 ‘까닭’처럼 아무데나 쓰지 못하고 이름씨·대이름씨·이름꼴 ‘~기’ 뒤에만 매어서 쓴다. ‘감기 때문에’는 이름씨 뒤, ‘너 때문에’는 대이름씨 뒤, ‘어둡기 때문에’는 이름꼴 ‘~기’ 뒤에 썼다. 이름씨·대이름씨·이름꼴 ‘~기’ 뒤에만 매어서 쓴다는 것은 ‘때문’이 본디 토씨였다는 뜻이다. 토씨가 뒤에다 토씨를 붙이며 이름씨 노릇까지 해서 매인이름씨가 되었는데, 육이오 즈음부터는 아예 이름씨 노릇을 하려고 나섰다. 일테면 앞에 보인 ‘갈린 때문으로’는 ‘ㄴ’ 뒤, ‘먹은 때문에’는 ‘~은’ 뒤, ‘아는 때문에’는 ‘~는’ 뒤, ‘가던 때문에’는 ‘~던’ 뒤에 썼다. 이처럼 ‘ㄴ’, ‘~은’, ‘~는’, ‘~던’ 같은 매김꼴 뒤에 쓰면 매어서 쓴 것이 아니라 아예 이름씨로 쓴 것이다. 하지만 ‘때문’을 매김꼴 뒤에 이름씨로 써보면 아직도 어설프고, 이름씨·대이름씨·이름꼴 ‘~기’ 뒤에 매인이름씨로 써야 제격이다.

김수업/우리말교육대학원장


  1. No Image notice by 바람의종 2006/09/16 by 바람의종
    Views 31165 

    ∥…………………………………………………………………… 목록

  2.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3. No Image notice by 風磬 2006/09/09 by 風磬
    Views 192719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4. No Image 28Jan
    by 바람의종
    2008/01/28 by 바람의종
    Views 8470 

    마니산과 머리

  5. No Image 29Jan
    by 바람의종
    2008/01/29 by 바람의종
    Views 21533 

    색깔이름

  6. No Image 29Jan
    by 바람의종
    2008/01/29 by 바람의종
    Views 8269 

    비갈망

  7. No Image 29Jan
    by 바람의종
    2008/01/29 by 바람의종
    Views 7159 

    날래다와 빠르다

  8. No Image 30Jan
    by 바람의종
    2008/01/30 by 바람의종
    Views 8988 

    개불알꽃

  9. No Image 30Jan
    by 바람의종
    2008/01/30 by 바람의종
    Views 9986 

    한뫼-노고산

  10. No Image 30Jan
    by 바람의종
    2008/01/30 by 바람의종
    Views 9084 

    중앙아시아 언어들

  11. No Image 31Jan
    by 바람의종
    2008/01/31 by 바람의종
    Views 7320 

    아시저녁·아시잠

  12. No Image 31Jan
    by 바람의종
    2008/01/31 by 바람의종
    Views 6768 

    까닭과 때문

  13. No Image 31Jan
    by 바람의종
    2008/01/31 by 바람의종
    Views 9663 

    으악새

  14. No Image 01Feb
    by 바람의종
    2008/02/01 by 바람의종
    Views 8602 

    별내와 비달홀

  15. No Image 01Feb
    by 바람의종
    2008/02/01 by 바람의종
    Views 7244 

    아랍말과 히브리말

  16. No Image 01Feb
    by 바람의종
    2008/02/01 by 바람의종
    Views 8558 

    무릎노리

  17. No Image 01Feb
    by 바람의종
    2008/02/01 by 바람의종
    Views 7313 

    올림과 드림

  18. No Image 01Feb
    by 바람의종
    2008/02/01 by 바람의종
    Views 7829 

    ‘돌미’와 ‘살미’

  19. No Image 02Feb
    by 바람의종
    2008/02/02 by 바람의종
    Views 8708 

    아프리카의 언어들

  20. No Image 02Feb
    by 바람의종
    2008/02/02 by 바람의종
    Views 9555 

    괴다와 사랑하다

  21. No Image 02Feb
    by 바람의종
    2008/02/02 by 바람의종
    Views 7932 

    뚱딴지

  22. No Image 03Feb
    by 바람의종
    2008/02/03 by 바람의종
    Views 7817 

    물과 땅이름

  23. No Image 03Feb
    by 바람의종
    2008/02/03 by 바람의종
    Views 6756 

    라틴말의 후예

  24. No Image 03Feb
    by 바람의종
    2008/02/03 by 바람의종
    Views 7161 

    가닥덕대

  25. No Image 04Feb
    by 바람의종
    2008/02/04 by 바람의종
    Views 8025 

    마개와 뚜껑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