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회 수 8219 추천 수 26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속과 안은 다르다 / 김수업
말뜻말맛
한겨레









‘속’과 ‘안’은 본디 다른 말인데, 요즘은 헷갈려 뒤죽박죽 쓴다. <표준국어대사전>을 찾아보니 ‘속’은 “거죽이나 껍질로 싸인 물체의 안쪽 부분” “일정하게 둘러싸인 것의 안쪽으로 들어간 부분”이라 하고, ‘안’은 “어떤 물체나 공간의 둘러싸인 가에서 가운데로 향한 쪽, 또는 그런 곳이나 부분”이라 해놨다. 어떻게 다른지 가늠하기 어렵다. 그 밖에도 여러 풀이를 덧붙였으나 그건 죄다 위에 풀이한 뜻에서 번져나간 것에 지나지 않는 것들이다. 본디뜻을 또렷하게 밝혀놓으면 번지고 퍼져나간 뜻은 절로 졸가리가 서서 쉽게 알아들을 수가 있다. 그러나 본디뜻을 흐릿하게 해놓으니까 그런 여러 풀이가 사람을 더욱 헷갈리게 만들 뿐이다.


‘속’은 ‘겉’과 짝을 이뤄 평면이나 덩이를 뜻하고, ‘안’은 ‘밖’과 짝을 이뤄 텅빈 공간을 뜻한다. ‘속’은 ‘겉’과 하나가 돼 붙어 있지만, ‘안’은 ‘밖’과 둘로 나뉘어 있다. 그러니까 국어사전이 보기로 내놓은 “사람 하나 겨우 들어갈까 말까 한 좁은 골목 ‘속’에 쓰러져 가는 판잣집이 비스듬히 기울어진 채 서 있었다” “지갑 ‘안’에서 돈을 꺼내다” 이런 것들은 잘못 쓴 보기로 내세워야 마땅한 것들이다. 골목에는 ‘속’이 없고 ‘안’이 있을 뿐이고, 지갑에는 ‘안’이 없고 ‘속’이 있을 뿐이다. 우리 속담 “독 안에 든 쥐” 또는 “보선이라 속을 뒤집어 보이겠나!” 같은 쓰임새를 눈여겨 살피면 깨달을 수 있다.



김수업/우리말교육대학원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29007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75873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190601
1804 퇴짜 바람의종 2007.08.31 9901
1803 불구하고?/최인호 바람의종 2007.04.25 10360
1802 ‘경우’ 덜쓰기/최인호 바람의종 2007.04.25 6708
1801 관해/대하여/최인호 바람의종 2007.04.25 5857
1800 위하여/최인호 바람의종 2007.04.28 6854
1799 필요한 사람?/최인호 바람의종 2007.04.28 7952
1798 가능·가성능/최인호 바람의종 2007.04.28 8328
1797 고맙습니다 / 김지석 바람의종 2007.05.22 12352
1796 배제하다?/최인호 바람의종 2007.08.31 8752
1795 아사리판 / 한용운 바람의종 2007.08.31 11231
» 속과 안은 다르다 / 김수업 바람의종 2007.08.31 8219
1793 파경 바람의종 2007.09.01 10718
1792 파국 바람의종 2007.09.01 8623
1791 파천황 바람의종 2007.09.04 9501
1790 파투 바람의종 2007.09.04 9475
1789 팔자 바람의종 2007.09.08 8604
1788 폐하 바람의종 2007.09.09 9669
1787 푼수 바람의종 2007.09.10 11222
1786 한량 바람의종 2007.09.12 8132
1785 한성 바람의종 2007.09.18 10853
1784 한약 한 제 바람의종 2007.09.19 10729
1783 합하 바람의종 2007.09.20 8026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68 69 70 71 72 73 74 75 76 77 78 79 80 81 82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