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1.22 11:53

너도밤나무

조회 수 6558 추천 수 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너도밤나무

요새는 비슷한 동식물을 알기 쉽게 설명할 때 흔히 ‘사촌’을 끌어다 쓴다. 예컨대 문어와 낙지는 사촌이고, 가자미는 넙치와 사촌쯤 된다는 식으로 …. 그런데 풀꽃이름에서는 이 ‘사촌’ 대신 ‘아재비’가 쓰이거나 ‘너도/ 나도’가 쓰였다.

‘아재비’는 ‘아저씨’처럼 아버지와 같은 항렬의 형제를 일컫는 오래 된 말로, 풀꽃이름에서는 대충 비슷한 모습일 때 붙인다. ‘미나리아재비, 둥굴레아재비, 골풀아재비, 억새아재비 …’들이 있다.

‘너도밤나무’는 울릉도 바닷가가 원산지이며, 성인봉 근처 숲을 이룬 군락이 천연기념물 50호로 지정되었다. 잎과 열매가 전체적으로 밤나무와 닮아 먼 친척뻘 정도 되는데, 그래서 ‘너도 밤나무다’라는 뜻으로 지은 이름이다. ‘너도바람꽃, 너도양지꽃, 너도방동사니, 너도고랭이 …’들도 마찬가지다.

이에 견줘 ‘나도밤나무’는 언뜻 보아 잎이 밤나무와 닮았을 뿐, 전혀 다르다. 그런데도 ‘나도 밤나무요’라고 우기고 있는 것이다. ‘나도’가 붙은 이름으로는 ‘나도송이풀, 나도냉이, 나도박달, 나도잔디 …’들이 있다.

‘너도’는 다른 사람이 인정해 주는 것이고, ‘나도’는 제 스스로 나서는 것이라고 볼 때, 객관적으로는 ‘너도’가 원형에 더 가깝다고 볼 수 있겠다. ‘너도/ 나도’가 붙은 것은 ‘주어+술어’ 짜임으로서, 이런 얼개로는 낱말을 만들지 않는 것이 보통인데, 이를 깨뜨린 이름이어서 특별하게 느껴지고 더 기억에 남는 듯하다.

임소영/한성대 언어교육원 책임연구원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29577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76429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191173
3300 안시성과 아골관 바람의종 2008.01.19 6485
3299 말차례 바람의종 2008.01.20 487001
3298 부리다와 시키다 바람의종 2008.01.20 8064
3297 달맞이꽃 바람의종 2008.01.20 6124
3296 태백산과 아사달 바람의종 2008.01.21 7214
3295 인사말 바람의종 2008.01.22 8672
3294 소젖 바람의종 2008.01.22 6195
» 너도밤나무 바람의종 2008.01.22 6558
3292 황새울과 큰새 바람의종 2008.01.24 10888
3291 사촌 바람의종 2008.01.24 10053
3290 이마귀 바람의종 2008.01.24 9018
3289 차례와 뜨레 바람의종 2008.01.25 7912
3288 개양귀비 바람의종 2008.01.25 7107
3287 듬실과 버드실 바람의종 2008.01.25 7424
3286 형제자매 바람의종 2008.01.26 11005
3285 자욱길 바람의종 2008.01.26 11442
3284 뽑다와 캐다 바람의종 2008.01.26 8047
3283 개차산과 죽산 바람의종 2008.01.27 8720
3282 달개비 바람의종 2008.01.27 8980
3281 삼촌 바람의종 2008.01.27 7851
3280 깍지다리 바람의종 2008.01.28 6887
3279 말꽃과 삶꽃 바람의종 2008.01.28 6697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 156 Next
/ 156